전남의 ‘검은 반도체’ 김 수출액이 3억 달러를 넘어섰다. 수산물 단일 품목으로 사상 최초로 지난 2010년 수출 1000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14년만에 30배 넘게 급증했다. 사진은 전남산 물김 위판현장. 사진제공=전남도

<1>‘수출 효자’ 인기비결은

<2>생태계 구축 사업 추진 ←

<3>지속가능한 산업화 전략



세계적인 케이(K)-푸드 열풍에 힘 입어 올해 전남산 김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3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출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생산 현장에선 수온 상승에 따른 생산시기 단축과 채취 횟수 감소 등으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생산량 확대 방안을 비롯해 가공, 수출까지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남도는 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양식, 가공, 유통·수출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국립 김산업진흥원’ 건립은 물론, 신규 어장 면적확대·신품종 종자 개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 현재 우리나라 김 수출액은 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전남이 3억6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전남의 김 수출액은 2010년 1000만 달러(전국 대비 7.8%)에 불과했지만 올해 3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국 대비 36%의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전남도가 2021년부터 올해까지 5개년 계획을 통해 김 수출 3억 달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해 김산업 종합육성계획을 세워 시행한 것이 주효했다.

김 수출 3억 달러 프로젝트는 수출형 김 가공 기술 및 제품 개발, 김 품질 및 위생관리 강화, 수출시장 확대, 연구기반 확충 등 18개 사업(총 예산 2276억원)으로 구성됐다.

유기 수산물 인증 확대와 김 양식어장 인증부표 보급, 위생관리 장비 보급과 해썹(HACCP) 시설 지원, 노후 가공업체 시설 현대화, 마른김 검사소 구축 등 위생과 품질 향상을 체계적으로 지원한 점도 한 몫했다.

김산업진흥구역 4곳을 지정·지원하고 해양수산 창업투자지원센터를 통한 기업 지원과 수출제품 전략적 통합 마케팅 등으로 신규 시장 개척, 수출시장 다변화에 노력한 것도 수출 증가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남의 김 산업이 지금 보다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적으로 김이 인기를 끌면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4월 26일 김 양식장 면적 2700㏊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남에 1658㏊를 배정했지만 이는 전체 확대 면적의 61%로, 전남의 국내 김생산 점유율 80%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더해 지난달 31일 완도, 여수, 신안 지역 먼바다에 대규모 김 양식장을 시범 운영 등을 담은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으나 생산량을 늘리는 등 수급 안정화 방안에 그치고 있어, 신품종 개발 등 근본적 대응전략을 확보할 수 있는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남도는 수출 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한 김의 안정적 생산과 수출 확대를 위해 ‘국립 김산업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산업은 종자·물김생산·마른김가공·수출 등 4가지로 분업화 돼 있어 서로 시너지를 내고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이 모든 산업을 컨트롤할 전담기관이 없는 상태다.

이에 김산업의 지속적인 순환성장과 세계시장 확대를 위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 소비촉진 및 유통, 시장개척, 국제협력(불공정무역 문제처리 등), 수출시장 확대 지원 등을 책임져줄 전담기관인 ‘국립 김산업 진흥원’ 설립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고수온에 강한 신품종, 현장애로 기술개발, 스마트 육상양식, 가공 및 간편조리 식품 개발 등 새로운 트랜드 연구할 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전남도는 기후 변화를 대비한 신품종 개발도 보다 더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미 자체 개발한 개발한 신품종 ‘햇바디 1호’가 김 위판사상 최고가(1자루 120kg, 108만원)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햇바디 1호’는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이 잇바디돌김의 안정적 생산을 목표로 지난해 개발한 신품종이다. 채취 횟수가 기존 2회에서 4회로 늘어 생산효과도 좋다.

전남도는 앞으로 신규 어장 면적 확대, 친환경 김 생산면적 확대를 통해 안정적으로 김 생산을 늘리고 전용물류시설을 확충을 통해 김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강석운 도 수산유통가공과장은 “김산업은 종자·생산·가공·수출 등 단계별 부가가치가 높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 김수출 7억 달러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도록 고부가가치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