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여야 대치가 한층 더 가팔라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로 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의 예상을 넘는 형량(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여론의 주의가 환기됐고, 그의 도덕성이 타격을 입었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오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와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 의혹 등 재판도 예고돼 있어 이를 계기로 민주당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 하락 등으로 처하게 된 수세 국면을 반전시키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위증교사 재판을 앞둔 민주당 이 대표를 향해 “담당 판사를 겁박하는 최악의 양형 사유가 계속 쌓여가고 있다”며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법정구속 가능성’을 언급했다.

만약 이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을 경우 민주당의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에 앞서 당의 전열을 정비하며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열이 빠르게 정비된다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행사되고 국회로 다시 넘어올 경우 예상되는 오는 28일 재표결에서도 이탈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 ‘반(反) 이재명’을 기치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의 지지를 다시 흡수하는 한편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과 당내 계파 대립도 잠재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다만 ‘당원 게시판 논란’에서 나타났듯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은 여전히 잠복 상태여서,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 관련 폭로가 이어질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의 수사와 판결을 ‘야당 탄압’이자 ‘정치 판결’로 규정하며 여권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6일 개최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3차 집회에서는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박찬대 원내대표), “이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 유죄로 판단”(한준호 최고위원) 등 이 대표 재판에 대한 비난 발언이 쏟아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유죄를 받은 것은 ‘정적 제거용’이 분명하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상승 요인이 아닌 하락 요인”이라며 “이번 판결로 정권 반대 투쟁이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그동안의 신중 모드와는 달리 ‘윤 대통령 탄핵을 한층 강력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3일 출범한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연대’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 40여 명이 모였고, 임기 단축 개헌까지 도모하는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 연대’에도 야당 의원 30명(중복 포함)이 가입했다.

이들 모임은 이 대표 선고 이후 국회 밖 단체와 결속을 강화하면서 시민사회와 연대해 윤 대통령을 조기 퇴진을 촉구하는 여론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으로 민주당은 현실화된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대응 방식과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탄핵이나 임기 단축 등을 노골적으로 외칠수록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조기 대선 요구로 비칠 수 있어서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단행된 1심 선고에 대해 2심과 3심, 오는 25일 열리는 위증교사 사건 재판에서 이 대표의 의원직 상실형을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처지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 의혹 제기와 대여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탄핵이나 임기 단축 주장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