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광주 남구는 ‘흥’, ‘낭만’과는 거리가 먼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그도 그럴 것이 봉선·백운·진월동 먹자골목을 제외하면 특별한 상권이 없기 때문이다. 한때 양림동이 주목을 받았으나 낮에만 북적이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초 다양한 상가가 입점해 있는 ‘보이저 진월’이 들어선 점은 주목할만 하지만 동구 동명동, 서구 상무지구, 북구 용봉지구, 광산구 시리단길 등 대규모 상권과는 비교할 정도가 아니다.

그러던 남구가 올 들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백양로 스트리트 푸드존 일대(100여m 구간)에 야시장이 들어서면서 부터다.

남구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한 푸른길 브릿지(공중보행로)와 연계하고, 옛 경전선 레일 보존 구간, 양림동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지역관광 상품으로 발굴하고자 ‘토요 야시장’이라는 킬러 콘텐츠를 구축했다.

아시아와 유럽 음식·맥주 축제, 물놀이 축제 등 매주 각기 다른 주제로 운영했다. 다양한 노력 덕분에 현재까지 16여만명의 인파로 북적거렸고, 상인들도 잃었던 미소를 되찾았다.

이후 남구는 무등시장이 있는 군분로(1.1㎞) 일대로 눈을 돌렸다.

지난 2월부터 군분로 상권활성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상인들, 주민자치회 등과 총 8차례에 걸쳐 소통했고, 야시장 개최에 따른 차량 통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 점포를 방문해 상인들의 동의를 구했다.

상인들도 적극 동참했다. 바가지요금 걱정이 없도록 박리다매 원칙을 지켰고, 청결한 야시장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섰다. 다양한 공연은 덤이었다.

그 결과 1~5회에 평균 1만여 명(추산)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상인들의 매출도 크게 늘면서 모두에게 즐겁고 풍성한 야시장이 됐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직접 방문해 군분로 야시장의 열기를 느꼈다.

올해 남구가 첫 시도한 야시장은 적극적인 행정력과 상인, 시민들의 참여가 이끌어낸 걸작품이었다.

남구의 야시장이 계속 운영돼 광주시민은 물론 외지인에게도 낭만과 흥이 넘치는 하루를 선물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