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운전면허 소지자에 대한 정기 적성검사는 도로교통법에 따른 의무사항으로 안전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필수 조치다.

이는 운전 자체가 운전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운전면허 소지자에 대한 적성검사가 형식적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13년 운전자 편의에 따라 적성검사를 간소화하면서 면허시험장에서 직접 실시하던 신체검사 중 거의 모든 종목의 질병에 대해 수검자 자신이 직접 작성토록하고 단지 시력에 대해서만 검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적성검사를 통해 수검자의 정신질환 및 신체장애 등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하다.

적성검사는 속도예측·거리지각검사 등 지각운동 요인과 지적능력 요인·사회성과 정서성 등 적응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다. 그런데도 이를 수검자에게 맡기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도로교통법에는 뇌전증 환자는 정신질환자와 함께 면허 취득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면허시험 응시자나 적성검사 대상자가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속수무책이다.

단 5분도 안 돼 끝나는 허술한 검사로 우리 사회에 교통안전관리에 큰 구멍이 뚫리면서 도로 위의 교통안전이 방치되고 있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형식적 처방은 있을 수 없다.

운전면허 갱신이 단순 시력검사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정신질환이나 뇌질환 환자의 운전을 엄격하게 통제 관리할 수 있고 운전면허 취득과 갱신 단계에서 철저한 병력심사를 거치는 등 실효성 있게 보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