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자전거 무단 방치와 절도 방지를 위해 추진 중인 ‘자전거등록제’가 시행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헛바퀴를 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에서 제도를 시행하는 자치구는 한 곳에 불과하고 등록자도 없어 해마다 수백 대의 자전거가 거리에 무단 방치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자전거등록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전거 구매 시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고, 고유번호를 부여받는 제도다.

자전거의 사진이나 특징 등을 전산으로 입력한 뒤 자전거에 식별장치를 부착해 도난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법률상 시장, 군수, 구청장은 자전거 등록번호를 부여하고, 자전거의 도난방지 및 식별 등을 위해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장치를 부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자전거 방치와 절도 범죄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지만 광주에서는 서구만 유일하게 지난해 11월 조례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등록률 ‘0건’으로, 제도가 안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최근 5년간(2019~2023년) 지역에서 방치돼 수거된 자전거의 수는 총 898대로, 연평균 180여대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에는 418대를 수거, 전년 대비(69대) 500% 이상 폭증했다.

때문에 자전거등록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시민 김모씨는 “거리를 걷거나 자전거 보관대를 보면 방치된 자전거 때문에 통행에 불편을 겪은 적이 많다”며 “자전거등록제로 관리가 된다면 방치된 자전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지난 2022년 10월 전국 기초지자체의 자전거 등록제 운영이 미온적이라고 지적하면서 도입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자체는 정확한 자전거 현황 파악에 필수적인 온라인 등록제 또는 모바일 앱 운영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 제도가 헛도는 이유에 대해 자전거등록제의 도입 취지인 도난·분실 방지 효과가 예상보다 떨어지고 인력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다.

자전거 등록 의무가 없다 보니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제도 시행에 대해 논의를 해왔지만 분실 방지 효과가 떨어지고 자전거 현황 파악이 어렵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며 “강제성이 없다 보니 등록률이 저조해 제도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제도 시행을 별도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