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시민 159명이 숨지고 195명이 다친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았다.

이태원 참사는 국가 재난안전시스템의 총체적 부실과 안전 불감증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인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년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정부·지자체·경찰의 총체적 부실이 만든 참혹한 사고임에도 책임 회피와 늑장 수사로 일선 경찰관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는 판결이 내려졌다.

최근 광주지역에서도 대규모 인파가 운집하는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난관리 책임이 있는 기관들의 안일한 인식과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앞 광장에서 진행된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야외응원전에 수용 가능한 1200여명을 넘어, 경기 시작 전에만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수준인 4000여명(경찰 추산)이 몰렸다.

이에 경찰은 서구 안전총괄과에 현장 통제, 안전 관리 지원을 요청했지만 서구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오히려 ‘우리가 주최하는 행사가 아니기에 광주시 등에 문의하라’고 답변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국가와 지자체는 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각종 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재난관리 책임기관’이다.

더구나 안전총괄과는 안전문화 정착과 재난대응 역량강화를 위한 안전도시 건설 구현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수방관한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안전관리 인력을 충분히 배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대형참사가 벌어질 뻔 했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안전 불감증과 생명 경시 풍조는 우리 사회를 여전히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당국은 사회 안전 매뉴얼에 허점이 없는지 꼼꼼히 다시 점검하고, 사고 예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도 경각심을 갖고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