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독립서점 기역책방과 갤러리+기역에서 공동 주최하는 김금남 화가의 개인전이 지난 15일 개막, 오는 12월 24일까지 ‘화행 사계’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작가는 평안북도 정주 출신 백석 시인(1912∼1996)이 젊은 시절에 남쪽 지역으로 시를 구하러 길을 떠나서 남행시초를 남겼듯, 자신도 그림을 구하러 ‘화행’(畵行) 길을 나선다는 각오로 작업에 임해왔다. 그 결과들이 지난 아홉차례의 전시가 뒷받침한다. 첫번째 화행전은 고흥 도화헌미술관에서 그 결과물들을 선보인 이후 강진 청자촌, 영암 월인당, 제주 이중섭 거리 야외전시대와 갤러리 미루나무 및 삼무일기 갤러리, 서울 알파갤러리, 다시 고흥 도화헌미술관으로 거쳐오는 동안 화행의 결과전으로 계속됐다. 이번에는 광주로 왔다. 백석이 시의 길을 간 것처럼 작가는 그림의 길을 묵묵히 가며 작업한 작품들을 출품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여러 지역을 돌며 아홉 번의 화행 전을 하면서 스케치만 하고 작업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들과 다시 한번 재시도해 구성한 것들로 꾸민 자리로, 사계절의 풍경과 느낌을 화면에 옮기려 시도했고, 이른 봄추위 속에서 봄의 기운을 드러내는 매화꽃과 초여름 갈대 새순 서걱대는 강변, 그리고 가을 억새에 이는 바람 소리를 화폭에 담아냈다. 또 눈 내리는 겨울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불어오는 북서풍을 표현하려 노력한 흔적이 읽힌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길을 걷다가 문득 쳐다보니 해안에 일렁이며 오는 파도 소리며 소나무 잎새가 쓸려오는 모양을 마주하게 된다”면서 “앞으로는 너무 흔하여 무심코 지나가서 잊혀버리기 쉬운 찔레꽃이며 달개비꽃을 더욱 눈여겨보고 그릴 것 같다. 유달리 더웠던 2024년 긴 여름 끝자락에 길옆에는 억새꽃이 방금 피어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금남 화가는 현재 목포에 머물며 노적봉, 에꼴드목포, 천경자를 사랑하는 화가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