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의 보호수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높은 보호수에 대한 낮은 인식과 허술한 관리 체계가 원인으로, 이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지역에 총 81주(동구 10주, 서구 14주, 남구 11주, 북구 15주, 광산구 31주)가 보호수로 지정됐다.

올해도 남구, 북구, 광산구에서 각 1주씩 총 3주가 보호수로 추가로 지정돼 각 자치구의 관리를 받고 있다.

보호수는 100년 이상 노목(老木)과 거목(巨木)·희귀목(稀貴木) 등을 지칭하며, 그 중 보존가치가 있는 명목(名木), 보목(寶木), 당산목(堂山木) 등이 해당한다.

광주시는 수령이 100년 이상 된 수목을 산림보호법 제13조에 따라 보호수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보호수 지정은 산림청이 관리소나 지자체에 배포하는 ‘보호수 지정 및 관리 지침’의 보호수의 선정기준(규격)’을 기준으로 한다.

이외에도 보호수의 지정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수령 80년 이상 된 수목으로 보호수로 지정할 가치가 있는 수목의 경우에는 ‘노거수’로 지정한다.

광주에서 지정된 보호수의 수령은 50~100년 2주, 101~200년 14주, 201~300년 27주, 301~400년 22주, 401~500년 14주, 501~600년 1주, 601~700년 1주 등이다.

특히 지난 2020년 해당 법령이 개정된 이후 나무와 관련된 역사적, 학술적 가치도 보호수 지정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보호수로 지정되면 주위에 안내표지판과 펜스 설치, 병충해 구제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만 예산과 각 자치구의 관심 부족으로 민원이 있거나 병충해에 걸린 뒤에야 응급조치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기후변화와 병해충의 확산으로 인해 보호수는 생육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수령 250년된 서구 벽진동 서창천에 위치한 높이 13m, 나무 둘레 7.6m 왕버들 나무는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하지만 나뭇가지가 다수 부러지고 기둥이 패여 있었고, 벌어진 기둥 안은 썩어 나무 형체만 유지하는 등 수목의 생육 상태가 좋지 않다.

또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나무 주변에는 지지대 하나 없이 방치돼 있었고, 나무 주변에는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 잡초가 무성해 주변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민 곽씨는 “산책로를 이용하면서 나무를 자주 보는데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여 안타깝다”며 “보호수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소중한 자산이다. 보호수의 상태를 관찰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등 관계자는 “해마다 각 자치구와 보호수 실태조사를 진행해 보수 정비 등에 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보호수를 방치하고 있지 않다. 시를 비롯해 각 자치구에서도 보호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