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법 제정과 지방의회 강화’ 토론회가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민지회(더불어민주당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 모임)와 민주당 전국기초의원협의회, 민주당 전국광역의회의원협의회 주최로 열렸다.

토론회는 지방의회가 지방차지의 중심이 되도록 권한과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1991년 부활한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 제5장에 지방자치단체에 주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둔다’는 조항이 법적 근거이다. 국회 운영에 관한 법률을 ‘국회법’이 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점이 잘 드러난다.

지방의회법은 지난 2018년 전현희(더불어민주당, 강남을) 국회의원이 최초 발의했지만 계류,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4건의 지방의회법이 상정됐지만 모두 불발됐다.

전국 17개 시·도 의회 의장 17명은 지난달 13일 대전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의회의협의회 정기회에서 “의회의 조직구성권, 예산편성권 등의 권한 부여를 위한 지방의회법을 제정해 지방의회가 완전하게 독립하고 자치분권을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의회는 지난 2022년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으로 의회 직원에 대한 인사권 독립과 입법활동 보좌인력 운영 등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지만 여전히 조직권과 예산권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귀속돼 있어 완전한 독립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와 관련한 법률 조항은 ‘지방자치법’에 포함돼 있는데 △지방자치 분권에 따른 지방의원 역할 확대 △의원 2인당 1명 배정방식의 정책지원관 부족 문제 △특례시의회 출범 등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을 법 조항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 조직·예산권을 규정하지 않아 의회사무처 운영 등에 있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방의회법 제정안은 지방헌법을 만들어서 각 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인정하고 지방의회에 조직·예산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이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이날 ‘지방의회법 제정 필요성과 추진 전략’이라는 발제에서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방의회는 여전히 단체장에 대립하는 ‘독립적 대의기관’이 나리라 지자체의 소속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지방의회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법 제정과 함께 헌법과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방 소멸과 인구 감소 문제는 획일성과 형평성을 고려하면서도 국가적 효율성을 우선해야 하는 중앙정부의 주도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의 수립과 주민 의견수렴 창구로서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해야 적절히 대처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정빈 성결대 교수는 ‘지방의회법 해외 사례 연구: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을 중심으로’라는 발제에서 미국 지방자치의 핵심인 ‘홈-룰 차터’ 제도를 설명하며 “지역 주권 확대를 위해 지방자치에 관해 충분하고 완전한 가능한 모든 권한이 부여된 최고의 규범성을 갖는 것이 헌장(charter)”이라며 “우리나라도 지방의회법 제정을 통해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임 교수는 “실질적인 지방분권의 실현을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을 국회와 정부에게 촉구해야 하며, 지역주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청회, 토론회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경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의회법 제정의 필요성과 과제’라는 발제에서 “지방의회의 역할과 위상 강화를 통해 주민 복리증진과 주민 행복을 위한 새로운 시각의 재구조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방의회법이라는 별도 법률 제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채은지 광주시의회 의원은 ‘효과적인 지방의회 운영을 위한 전략’이라는 발제에서 지역 문제 인식과 해결을 위해 지방의원 정책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이를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을 비롯해 △지방의회에 정책지원관 증원 △자치입법권 확대 △지방의정 연수원 설립 △지방의회 연구원 설립 △지방의회 도서관 활성화 △빅데이터 활용 의정활동 강화 △정치학교 설립 △지방의원 멘토링 제도 도입 △정책 네트워크 구축을 주장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민지회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으로는 김문수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서울시의원 역임)과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 광주시의원 역임)이다. 이들은 이날 토론회 모두에 인사말을 통해 “지방의회법 제정안 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