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가맹단체를 찾아서] 정종연 광주롤러스포츠연맹 회장
"생활체육·엘리트 선수 발굴 집중…롤러 부흥 이끌 것"
36억 투입해 시설 전면 개보수…공인경기장 승인 받아
광주시장배 대회·교류전 활성화…대학팀 창단 이끌어
실업팀 등 과제…인재 연계육성 시스템 마련 역점 추진
입력 : 2025. 01. 14(화) 18:34
정종연 광주롤러스포츠연맹 회장.
‘제2회 광주시장배 전국인라인트랙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고 있는 모습.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광주롤러스포츠연맹 소속 선수와 입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종목 활성화와 함께 우수 선수들을 발굴해 광주를 빛내는 롤러스포츠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최근 광주 수완인라인롤러경기장 사무실에서 만난 정종연 광주롤러스포츠연맹 회장(㈜동현프라스틱 대표이사)은 “광주 롤러스포츠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발전을 거듭, 수많은 대회에서 메달을 따냈다. 주경기장을 확보하면서 생활체육인 또한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롤러스포츠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롤러스포츠는 바퀴가 달린 롤러스케이트 등의 장비를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다. 경기 종목으로는 스피드, 스케이트 보드, 인라인하키, 인라인프리스타일, 아티스틱 등이 있다, 이중 스케이트 보드는 올림픽 종목이고, 스피드 경기 등은 아시안게임 종목이다.

롤러스포츠와 전혀 접점이 없었던 정종연 회장이 이 종목에 몸담게 된 건 그가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이사로 있던 당시 만났던 인연 때문이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장애인체육회 인사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던 그는 신용영 전 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으로부터 박지환 광주롤러스포츠연맹 통합 초대 회장을 소개받았다. 박 전 회장은 임기가 끝난 뒤 그 자리를 이어줄 사람이 필요했고, 이에 정 회장에게 출마를 권했다.

정 회장은 “비록 선수출신은 아니지만 평소 체육을 좋아했다”며 “지역 체육 활성화를 위한 뜻이 있었고, 마침 동기가 돼서 선뜻 광주롤러스포츠연맹 회장 선거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지난 2020년 12월 실시한 광주롤러스포츠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통합 제2대 회장직에 올랐다.

그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주목한 건 경기장이었다. 정 회장이 취임할 당시 수완지구에 국제경기장이 있었지만 공인경기장으로 승인받지 못했다. 주변에 강이 흐르는데다 지반이 기울어서 트랙이 깨지는 현상이 잦았고, 대회를 치르기에는 위험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선수들이 훈련과 대회를 원활하게 치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우선 광주시와 체육회 등으로부터 예산을 확보, 36억원을 들여 경기장 전면 개보수에 나섰다. 기반 시설을 뜯어내고 기초 공사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며 건물의 안정성을 높였다. 그 결과 수완인라인롤러경기장은 2022년 대한롤러연맹으로부터 공인경기장 승인을 받게 됐다.

덕분에 타 지역에 있는 많은 선수들이 광주를 찾았다. 광주롤러스포츠연맹 선수들은 수완경기장에서 전주, 여수 등의 엘리트 선수들과 함께 합동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여기에 지역 중·고등학교 선수들과 함께 교류전을 치르며 종목 활성화에 앞장섰다.

정 회장은 코로나와 경기장 문제 등으로 중단됐던 ‘광주시장배 전국인라인트랙대회’도 재개했다. 지난해 열린 제2회 대회에 이어 올해 또한 ‘제3회 광주시장배 전국인라인트랙대회’를 개최했고, 성인·학생을 포함한 150여명의 전국 롤러동호인들이 참가해 대회를 빛냈다.

특히 정 회장은 중·고등학생 선수들이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2022년 대학팀(조선이공대) 창단까지 이끌어내며 전반적인 환경 개선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롤러스포츠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광주는 전국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광주는 2023년 제42회 전국남녀종별롤러대회 P 5000m 은메달, 남원 코리아 오픈 남중 3000m 계주 동메달·EP 1만m 동메달·3000m 단체 동메달 등을 거머쥐었다.

올해에는 제44회 대한체육회장배 트랙 DT 200m 금메달·로드 100m 금메달, 제43회 전국남녀종별롤러대회 EP 1만m 금메달·P 5000m 은메달, 제1회 제천컵 롤러종합선수권 대회 계주 3000m 동메달 등을 따내며 지역의 위상을 드높였다.

정 회장은 이러한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 생활·엘리트체육 연계 활성화 등 광주롤러스포츠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광주롤러스포츠는 선수풀 자체가 한정적이다. 지난해 김해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도 선수 3명만 참가했다”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양질의 선수가 나오지 않고,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초등학생 선수들은 스포츠클럽(광주내셔널스포츠)이 육성하고 있다. 중·고등학생은 광주체중·고에서 종목을 운영 중이다”면서 “하지만 생활체육과 엘리트 간의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아 선수 발굴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인재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지역 내 실업팀이 없어 초-중-고-대-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인재 양성 루트가 무너져있다. 결국 학교에서 유능한 선수들을 길러 내더라도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중이다.

이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기 내 목표로 실업팀 창단 등 지역 롤러스포츠 인프라 개선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그는 “선수들이 전국대회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역 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롤러스포츠팀을 운영한다면 홍보 효과도 좋을 것”이라며 “기업차원에서 실업팀을 창단한다면 외부의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지역 인재들을 길러 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롤러스포츠 선수로서 먹고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선수들이 노력에 따라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면, 학부모들도 자녀를 선수의 길로 안내할 것”이라며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전반을 활성화하며 이런 부분들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또 롤러스포츠 학교체험과 트랙·마라톤 대회 연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종목에 관심 있는 아이들을 엘리트 선수로 육성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이 회장은 “롤러스포츠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다양한 국제대회에 발탁될 만큼 세계적인 종목이다”면서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롤러스포츠가 자녀에게 운동을 시키고 싶은 멋진 종목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도 따뜻하고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도 광주롤러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사진=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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