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갤러리에 설치된 이 작품은 30개국 72명이 출품한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작가가 구축한 정원은 현실 속 정원과는 분명 다른 지점을 형성한다. 굉장히 기계적이다. 지질학인데 기계가 붙으니 조금 이해가 난해해진다. 생태학적 역동성을 탐구하는 대형 퍼포먼스 설치 작업이라고 소개했지만 한번 접해가지고는 작가의 정확한 의도를 캐치해내기가 쉽지 않다.

작가는 인류세 이후의 세계에서 현재와 잠재적인 미래의 모습을 반영한다고 했지만 인류세라는 단어부터 대략 난감이다. 인류세는 오늘날 인류 문명의 발전으로 인한 지구 환경의 극적인 변화를 강조하기 위해 제안된 지질시대를 말한다. 지구의 극적 변화를 접할 후세대들은 인류세를 살아갈 것이고, 변화 이전의 정원만 경험했던 이들에게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이 될 것이다. 작업은 식물로 덮힌 아동용 이층침대에 누워있던 돌연변이 시체가 다시 살아나 폭포가 되는 포스트 휴먼동굴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라피티로 뒤덮인 잔해, 물에 잠긴 조명, 신비로운 유기체와 수생식물로 가득한 운석공 모양 분지에 검은 물이 쏟아진다는 스토리다.

연못을 연상시키는 설치는 분해와 생성을 암시한다. 자석 공과 로봇 기계에 의해 조작되는 모래층과 희귀한 나무·꽃 및 과일·채소를 망라한 식물과 인공물로 세워진 구리도금 분재나무·관목 등 생경한 것들로 가득하다. 멀리서 보면 그냥 기계와 과학이 가미된 공원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지만 가까이 가면 여러 장치와 과학기법들로 인해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전혀 다른 세상에 온듯하다는 것이다. 관람객들은 대충 미래정원이 이런 모양인가 보다 느껴보는 기회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