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국 각지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많은 이들이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도로가 침수·통제되고 있다는 기사나 주택 또는 반지하 등과 같은 주거 시설이 빗물로 잠식됐다는 뉴스 속보를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는 우리 인간의 삶에 엄청난 위협을 주는 요인이 된다. 바로 안전한 주거 생활을 이어 나가는 데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우로 인해 발생하는 주택 침수와 토사 유출 사고는 삶의 터전을 붕괴하는 무시무시한 악재이다. 지난 7월 17일 전남의 상황을 살펴보자. 주택 161개소 침수, 도로 10개소 파손, 벼 농작물 275㏊ 잠김, 지하 주차장 1개소 침수 등 피해가 발생했다.

재난적인 호우 피해는 국민의 안전권을 해치고 있다.

이렇듯 예측불허한 자연재해로 인해 우리의 삶은 언제나 위협받고 있으며 이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서울시는 반지하의 ‘퇴출’을 선언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내세웠으나 각 대책마다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주택 혹은 저지대 지하 주택에 침수 방지 시설을 무료로 설치해 주는 정책은 실행 과정에서 거주자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집주인이 수해 지역으로 낙인찍힐 우려를 내세워 설치를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각 시도에 분포한 저지대 지하 주택 모두 설치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외에도 민간이 자발적으로 반지하의 용도를 변경하도록 유도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공이 매입할 수 없는 반지하 주택이 많아 주택 소유자가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 반지하의 ‘퇴출’을 실현할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 소유자의 세금을 감면해 주거나 재건축에 드는 공사비를 지원하는 정부의 대책이 뒷받침돼야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은 주로 부담 여건이 낮은 이들이기 때문에 지상으로 이사할 여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 보호받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 앞에서 더 이상 묵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정부와 지자체, 주택 소유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최소한 침수 피해에 노출된 이들이 보호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처가 필요할까? 침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우선돼야 하는 것은 바로 ‘배수’이다. 배수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역류방지 시설이 필요하다. 더불어 집 안으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제 대책이다. 실제로 광주시는 집중호우로 인한 도시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물관리정책과 직원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도로, 하수도, 청소부서 간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침수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낙엽으로 인해 빗물받이가 막히는 것이라고 판단, 빗물받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힘쓰기로 했다. 도로가 침수될 경우 빗물받이가 보이지 않아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것이 문제였고 이를 대처하기 위해 침수 취약지역 37개소에 ‘빗물받이 표시판’ 300여개를 시범 설치해 빗물받이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올해의 장마 양상은 어떨까? 이번 장마는 기상청 예보에서 어긋났거나 사전에 예보되지 못했었던 때가 잦았다. 그 이유는 ‘기후변화’로 설명이 가능하다. 바로 극한 호우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들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극한호우’란 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인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거나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2㎜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최근 들어 이러한 현상이 잦아졌다. 바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기의 온도가 올라갔기 때문에 공기 중에 더 많은 수증기량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고위도 지역에서 차갑고 건조한 기류가 하강해 열대야 쪽의 습한 기류와 만나 극한 호우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기 예보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열대순환뿐만 아니라 고위도와 중위도 등으로 확장돼 일기 예보의 정확성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기후변화의 예측불허한 양상은 장마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극한 호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이례적이었단 평가가 존재하는 만큼 앞으로의 예측과 대비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