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프레스 오픈 당시 전시전반에 대한 설명이 끝난 뒤 질문시간에 한 참가자가 광주정신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제를 판소리로 한 것은 지극히 지역적 편파성이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충분히 지역감정을 부채질하는 논란이 가능한 시대착오적 발언이었다. 그러나 답변에 나선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의 지극히 정상적인 답변으로 인해 더이상 논란으로 번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이 질문을 듣던 상당수 참여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너무나도 정치적 발언이었고 자칫 호남 비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때문이다. 박 대표는 광주정신은 민주와 인권, 평화 그리고 포용과 화해로 판소리는 공공영역의 소리이자 피지배계급이 지배계급에 대해 마음놓고 노래를 부른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판소리는 전통장르이지만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에 의해 예술로 전환된 것이 이번 전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답변을 통해 “정치적 질문이자 의아한 질문이다. 전혀 지역적이고 편파적이지 않다. 광주는 전국적이다. 대한민국의 고귀한 가치는 광주에서 시작해 광주로 돌아온다.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이 되게 하는 곳은 광주다. 예술 본연이 사회현상을 녹일 수 있고, 미술이 그 플랫폼 역할을 한다”면서 “정치와 경제, 사회적으로가 아니라 예술적으로 관람객들이 잘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술이 주는 의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박 대표는 주제인 판소리에 대한 설명을 이어 나갔다. ‘판’은 마당을 말하는 것으로 공공의 공간이자 포럼의 장소였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이미 관심을 두고 있고, 국제적인 부분이자 의지의 정신으로 볼 수 있다는 점과 마당에서 벌어지는 이주나 이동, 국경 문제 등이 예술가들에 의해 굉장히 많은 작업으로 다뤄지고 있는데 그 안에서 소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리옹과 이스탄불비엔날레를 주도한 바 있는 것에 착안해 광주비엔날레가 그곳과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이에 대해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은 모든 비엔날레는 달랐고, 기관과 기후 역시 극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드러냈다. 이스탄불은 사적인 영역에서 편했고, 광주는 공적인 영역에서 일해야 했지만 또 다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을 잊지 않았다.

이외에 파빌리온과 관련해 국가를 대상으로 하던 파빌리온을 운영해온 것과는 달리, 올해는 처음으로 도시관을 운영하게 됐다면서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광주관’을 그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이 파빌리온은 동시대 미술에 대해 여러 나라가 보는 관점을 서로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로 ‘제16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때는 더 많은 국가관들이 참여하겠다고 문의가 들어온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