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의료대란 출구전략’으로 2000명으로 정해놓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다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남 국립의대 신설과 정원 배정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대 신설 지역을 놓고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의 방침대로 정원문제가 재조정된다면 2026학년도 의사 정원 배정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전남 의대 신설은 뒷전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6일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이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포함해 의료 개혁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 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를 야당과 의료계에 공식 제안했다.

2026년도 의대 증원 규모는 2000명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당정이 함께 ‘원점 논의가 가능하다’는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의료계와 여당 일부에서 요구해온 하향 조정 가능성이 열렸다.

대통령실은 2026년 증원 규모를 조정할 수 있으며, 여·야·의·정 협의체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인 민주당도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의료계 참여가 필수라고 보는데 의료계를 움직이기 위해선 2026년에 이어 내년 의대 정원 문제까지로 논의 대상을 넓히자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제로베이스를 감안한 모든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에 전남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정부와 여당이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이 2000명에서 하향 재조정될 경우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반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의대 설립에 큰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전남은 약 30년 전부터 꾸준히 정부에 국립 의과대학과 부속병원 설립을 요구해왔으나 의료계의 집단 반발과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 등으로 번번이 좌절됐었다.

만약 이번에도 차질이 생긴다면 전남도민의 30여년 숙원인 전남 국립의대 신설과 병원 설립은 언제 또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공모절차를 진행 중인 전남도는 정부와 여당의 의대 정원 조정 문제와는 무관하게 공모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남도는 정부에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신설 지역을 추천하기 위한 공모절차를 진행 중으로 용역 수행기관인 AT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은 오는 12일 최종 설립방식을 발표한다.

의대 선정 뒤 동·서부권에 2개의 대학병원을 설립하는 1안과 의대와 대학병원을 동일지역에 신설하는 2안 등 2개의 기본안이 나온 상태로 ‘1대학 2병원’을 골자로 하는 1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전남도는 최대한 공모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해 2026학년도에 정원이 배정될 수 있도록 정부에 강력히 건의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현재 200명이 배정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상태다.

전남도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응급실 대란 우려에 따라 정부와 여당에서 의대 증원 문제 재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면서 “추후 정책변화가 있을지 우려와 걱정이 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의과대학 없는 전남에 반드시 의과대학이 신설 될 수 있도록 도민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에 뜻을 강력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