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소’의 전통적인 개념은 우편물을 보내거나 받는 데 사용하는 단순 개념이었다. 디지털시대 주소의 역할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홈페이지 접속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IP 주소’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상 주소 개념은 차이가 있지만 목적은 같다. 미래 디지털 시대의 주소는 다양한 개념으로 사용될 것이다.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가상 세계에서도 주소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 트윈이 그 예다. 가상 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쌍둥이 물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기술을 의미한다. 여기엔 모든 사물에 대한 위치 정보가 필수적이다. 그 위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도로를 일정한 구간으로 나누어 위치값과 일련번호를 부여한 것이 ‘도로명주소’다. 즉 우리가 사용하는 주소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과학적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지번 주소는 토지가 기준이었다면 도로명주소는 도로를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어 일련번호를 부여하여 사용한다.

디지털시대에는 공간에 대한 위치 정보가 중요하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와 로봇 등은 스스로 공간에 대한 자체적인 판단 능력이 없어 어떤 사물 및 공간에 위치 정보를 사람이 하나하나 생성해 줘야만 하며, 공간에 대한 가장 정확한 위치값을 가지고 있는 것이 도로명주소 데이터이다. 도로명주소는 도로를 20m 단위로 데이터를 취득 관리하고 있으며 건축물은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로 만들어진 건물번호판을 부착하여 위치에 대한 정확한 공간정보 데이터를 구축하여 관리하고 있다.

나아가 촘촘한 국가주소정보 확충을 위해 상세주소와 사물주소, 국가지점번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편의 향상, 안전확보, 위기가구 관리를 위해 다가구주택 등에 상세주소 부여를 추진한다. 인명구조함, 옥외대피소, 전기충전소 등 다중 이용 공공시설물 24종에 대해서는 사물주소를 부여하고 있다. 산악, 해안 등 주변에 건물이 없고 도로에서 200m 이상 떨어진 곳에는 국가지점번호판를 설치하여 관리한다. 긴급사항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위와 같이 정확한 위치정보를 이용해서 119나 112에 신고하면 소방이나 경찰이 보다 신속하게 출동이 가능하다.

현 도로명주소는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국가 주소정보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차 운행이나 로봇·드론 배송을 위한 지상 도로는 물론이고 고가와 지하도로에 입체적 도로명주소 부여와 지하상가, 자전거길, 대학부지 내에도 도로명주소를 부여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전남도는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미래사회 주소체계 준비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주소를 기반으로 원거리 자율주행차 운행 실증과 무인 주차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자율주행 기술과 주소 지능정보를 융·복합하여 새로운 산업을 만들기 위한 준비 단계이다. 시범 실증사업이었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다.

주소지능정보는 사물을 식별하고 위치 파악을 위해 객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구조화된 정보를 말한다. 즉 주소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 창출을 위해 통신, IoT기술 등 다양한 정보와 융·복합해 만들어진 정보이다. 이동지능정보, 장소지능정보, 데이터지능정보, 비식별지능정보, 사용자지능정보 등 다섯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주소기반 이동지능정보 구축이다. 드론, 로봇, 자율주행 차량 등 이동체 산업활성화와 민간서비스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한 주소기반 데이터 정보이다. 드론 배달점, 로봇배송 실내 내비게이션, 주차·세차·충전 등 모빌리티 종합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구축한다.

두 번째, 주소기반 장소지능정보 구축이다. 보행자나 교통약자를 위해 건물의 다양한 출입구 정보를 구축하여 최적화된 경로로 안내하기 위한 정보이다. 건물 출입구 진입형태(경사로, 계단 등), 차단기 개폐방식, 출입문 형태(여닫이, 회전 등), 보안시스템 등 장소정보를 구축한다.

세 번째, 주소기반 데이터지능정보 구축이다. 주소기반 공공데이터 품질개선을 통해 공공 및 민간에서 주소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민간 기업이나 국민이 쉽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정보를 구축한다.

네 번째, 주소기반 비식별지능 정보 구축이다. 주소정보에 대한 보안처리, 개인정보보호, 가상현실과 매칭 등을 위해 주소정보를 커스트마이즈(Customize)한 정보로 만들어 낸다.

다섯 번째, 주소기반 사용자 지능정보 구축이다. 주소정보 최신화를 위해 실시간 갱신체계를 마련하여 공공데이터 신뢰를 확보해 나갈 것이다.

주소는 과거와 현재, 미래에 사람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특히 도로명주소 기반 지능정보는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만들어졌다. 국가의 통계자료와 국민안전, 사회적 약자보호, 디지털 시대의 신사업과의 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모든 국민들이 알기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촘촘한 국가주소정보 확충이 필요한 이유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는 서서히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K-주소체계가 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발전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