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갖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그만의 새로운 해석으로 관심과 주목을 받아온 시인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윤기묵씨가 두 번째 역사에세이 ‘역사의 파편’(도서출판 들꽃 刊)을 출간했다.

저자가 지난 20여 년간 삶 속에서 길어 올린 이번 역사에세이는 고구려 유민의 후예로 또 다른 한국인의 초상을 망라해 중국 먀오족과 동남아시아 몽족(먀오족·메족)의 역사를 조망하고 있다.

먀오족과 몽족이 등장하는 여러 문헌을 꼼꼼히 읽고 그들의 삶의 양식에서 또 다른 한국인의 모습을 발견한 저자는 오랜 세월 역사가 단절되고 언어마저 서로 달라 의사소통이 안 되는 그들을 같은 민족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 민족과 상관없는 이민족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딜레마를 ‘역사의 파편’으로 정의하고 있다.

특히 중국 구이저우성과 윈난성,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에서 아편을 재배하며 소수민족의 삶을 살다가 ‘베트남전쟁’에 휩쓸려 또 다시 디아스포라가 돼야 했던 몽족의 기구한 운명을 탐사하고 있다.

저자 윤기묵

이번 역사에세이는 저자가 몽족을 처음 만났던 20년 전 ‘베트남 비즈니스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식품기계제작 회사인 코세인의 대표로 IMF라는 국가부도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진력했던 저자의 젊은 시절 애환과 함께 고구려 유민의 후예로 1300년 동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고 있는 몽족의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저자는 한민족의 같은 뿌리인 몽족이 중국 구이저우성과 윈난성, 베트남 하장성, 라오스, 태국 등지에서 흩어져 살게 된 원인과 역사적 사실을 규명한다.

이승철 시인(한국문학사 연구가)은 “ 각종 참고 문헌과 자신의 생체험으로 빚어낸 이 책은 그동안 한국문학사에서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또 다른 한국인의 초상, 몽족의 슬픈 역사를 탐사해내고 있다”면서 “참된 시는 결국 역사이고, 역사는 사람들에게 과거를 알려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해주는 진실의 빛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저자인 윤기묵씨는 1961년 전북 남원 출생으로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이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4년 계간 ‘시평’ 여름호에 시와 산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역사를 외다’, ‘외로운 사람은 착하다’, ‘촛불 하나가 등대처럼’과 역사에세이 ‘만주 벌판을 잊은 그대에게’를 펴냈다. 현재 강원도 정선에서 기계(코세인)와 잼(자미원), 수제맥주(아리랑브루어리) 등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