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난 1일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시작은 전기차 한 대였지만 총 2367대의 차량 피해가 집계됐다.

또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인해 1500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14개 동이 단수로 물을 사용하지 못했고, 그중 5개 동은 전기조차 끊겼다.

해당 사고 이후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충남 금산의 주차 타워에서도 주차 중인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많은 소방력이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길을 완전하게 제어하는 데 약 2시간이 걸렸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전국 기준 전기차는 54만 7000여대가 보급된 상태며 2018년 이후 연평균 5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충전시설 또한 올해 8월 기준 전국에 5만 7650대가 설치됐고 전기차와 같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전기차와 충전시설 증가와 함께 화재 발생률과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21년~2023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139건 발생하였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내연기관 차량 또한 화재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2021년~2023년)간 내연기관 차량 화재는 총 2911건 발생했으며 전기차 화재보다 약 21배나 많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화재위험 기준 제정기관인 미국화재보험협회(NFPA)도 전반적으로 전기차가 내연차보다 더 큰 위험을 발생시키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는 화재발생률만 놓고 보면 전기차가 내연차보다 화재에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리는 왜 전기차 화재를 더 심각하게 보는 것일까? 바로 ‘진화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 당시 진화에 22시간 이상이 걸린 것처럼 전기차에 불이 나면 화재진압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인력이 들어간다.

그 이유는 리튬배터리는 화재에 노출됐을 때 내부 온도가 단기간에 빠르게 치솟아 3초 만에 800도에 이르는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차는 차량 하부에 배터리가 위치해 있어서 소화수가 침투하기 어렵고 열폭주 연쇄반응으로 냉각이 어렵다.

이에 질식소화 덮개를 이용해 장시간 배터리를 냉각시키면서 산소를 차단하거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냉각수조 또는 차량 하부에서 소화수를 분무할 수 있는 살수장치를 이용해 배터리 냉각과 질식효과를 만들어 연쇄반응 폭주를 막아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소방에서는 냉각소화, 질식소화덮개 설치, 냉각수조, 포소화약제 활용 등 여러 방법으로 전기차 화재를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운전자 스스로 안전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첫 번째로 충전이 완료된 뒤에도 충전을 계속하는 과충전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급속충전기는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장착돼 충전기 자체적으로 과충전을 방지할 수 있지만 완속충전기 같은 경우 PLC 모뎀이 없기 때문에 100% 충전 완료와 동시에 충전기를 제거해줘야 한다.

100% 충전 이후에 지속적인 충전이 가해질 경우 배터리 내 특정 셀로 전기가 집중될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차량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 내부 분리막 손상 여부 확인 등 정기적인 차량 점검을 통해 배터리 전기 시스템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두 번째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히 신고하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며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무리한 진압 활동은 자제해야 하며 119신고 시에는 전기차량인 것과 탑승인원, 차종, 적재물 등을 알려주면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화재진압에 큰 도움이 된다.

전기차 화재에 관심이 높아져 가는 지금, 우리는 전기차 화재안전대책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데 힘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