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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추고 노래하고 싶을 때’ |
먼저 시화집은 ‘산 아래 집 짓고 새벽별을 기다린다’(열린시학 시와그림선1·예숲 刊)로 보통 화가들이 글에 약하지만 김 작가는 그림 외에 글 실력까지 갖춰 시·서·화가 가능할 만큼 예술에 대한 열정이 깊다.
이 시화집의 표제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로, 진도 여귀산 아래 적염산방이라는 작업실을 짓고 거기에 머물며 작업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화가에게 낙향은 그리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었다. 작업실인 적염산방이 1년 전 화재로 전소돼 좌절할 법도 하지만 얼마되지 않아 작지만 보금자리가 될 ‘이견토굴’을 임시로 마련했다.
화재로 전소되면서 그동안 그곳에서 창작했던 그림 상당수를 잃고 말았다. 하지만 평생 마음을 닦아오면서 명상과 수행을 하듯 살아온 그에게 화재는 오히려 마음을 더 깊게 닦을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하다.
이번 시화집은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은 내적 욕망을 다스리며 침잠하는 삶의 전형들을 다독이는 한편, 외진 곳에서 예술적으로 오히려 외지지 않게 살아가는 구도의 길까지 녹여냈다.
또 시화집 출판과 함께 기념 전시가 열린다. 작가의 작품에는 세상의 자연과 하늘 저편 어딘가에 떠내려가는 구름이 하나로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담은 풍경을 이루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는 내면에 담긴 깊숙한 사유의 철학이 그림의 주제를 이루고 있는 동시에 그림의 정적인 아름다움이 깊게 여울져 있다. 작가의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요소들은 고요한 조화를 추구,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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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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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재’ |
그의 시편들에는 압축과 생략을 통해 간결한 문체가 주는 여운이 짙게 드리워진다. 그의 ‘푸른 바람이 부는 날에는/무지개재를 오른다//재 너머에 펼쳐지는/바깥 세상 궁금해/막상 올라 바라보니/내 마음안 세상이다’(‘무지개재’)거나 ‘침묵/또/침묵하라//침묵은/내 안이 고요 하다는 것’(침묵) 등의 시편들은 이를 뒷받침하고도 남는다. 시화집은 70쪽으로 시 24편, 그림 24점이 수록됐으며 총 1000부를 펴내 서점에 비치했다. 각 권 1만원.
그의 이번 전시는 시화집에 실린 ‘겨울밤’과 ‘조고각하’, ‘무지개재’, ‘춤추고 노래하고 싶을 때’, ‘침묵’ 등의 시편과 그림이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지난 20일 개막, 오는 8월 20일까지 진도 여귀산미술관에서 열린다. 출품작은 2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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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수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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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견토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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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밤’ |
이지엽 관장(시에그린한국시화박물관·경기대 명예교수)은 그의 작품에 대해 “그의 그림들이 너무 평온하고 아늑했으며 시는 부드럽게 세상을 껴안고 있어 놀랐다. 화재라는 그 큰 아픔을 목도하고도 천연스러워하는 것에 전율감이 들었다”면서 “그는 매화를 소재로 통도사에서 ‘천연불’전을 열기도 했지만 스스로가 천연불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작품과 혼연일체가 된 묵언 수행의 깊이가 헤아릴 수 없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양수 작가는 동국대 미술학부와 중국 중앙미술대학에서 벽화를 전공한 뒤 제38회 개인전을 열었으며, 신문과 잡지 등에 글과 그림을 연재하기도 했다. 시화집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진다’와 ‘고요를 본다’, ‘함께 걸어요 그 꽃길’,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 등을 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