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8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앞서 치러지는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에 지역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원내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맡아 왔던 시당위원장 자리에 원외 인사가 도전장을 내면서 지역 정치권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두 후보 간의 맞대결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원외 출마자를 지원하기 위해 친명 국회의원들과 전국의 개딸(개혁의 딸) 세력이 광주로 속속 결집하고 있어 그 파급력에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치러질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전에 원내에서는 양부남 의원(광주 서구을)이, 원외에서는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각각 출사표를 던져,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그동안 광주에서는 관례로 원내 현역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맡아온 터라, 이번에도 지역 국회의원 8명이 양부남 의원을 합의 추대했다.

양 의원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공약으로 민주당의 화두가 되는 당원 중심의 시당 운영과 광주 8개 지역위원회 활성화, 호남 정치 복원 등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 강위원 대표도 지난달 2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 대표는 당원 중심 대중정당 건설과 당원의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 등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공교롭게도 광주시당위원장에 출마한 이들 두 명의 후보는 친명계 인사들이다. 양 의원은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다. 광주지검장과 부산고검장 출신인 양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법률위원장을 맡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며 ‘호위무사’를 자처해왔다.

강 대표는 현재 이재명 당대표의 특보이자,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강성 지지층이 확고하다. 더욱이 강 대표가 이끄는 더민주혁신회의는 지난 총선에서 당선인만 31명을 배출하며 당내 최대 계파로 위상이 높아진 상태이다. 여기에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현역 의원이 맡았던 광주시당위원장 자리를 원외 인사가 도전장을 내고 예측 불허의 접전이 예상되면서 지역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강 대표를 향한 친명 국회의원과 개딸들의 ‘광주행 지지’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후보 간의 신경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5일 2기 광주혁신회의 출범 준비 모임에는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자 초대 혁신회의 상임대표였던 김우영 의원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강선우 의원이 참석한다.

또 오는 6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는 ‘광주 청년 주권 토크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며, 이날 콘서트에는 전국에 있는 개딸들과 친명계로 꼽히는 국회의원들이 대거 집결한다.

연예계의 대표적 친명계 인사로 꼽히는 코미디언 서승만씨가 사회를 보고, 박시영 TV 박 대표와 강위원 대표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다.

또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재강 의원과 양문석 의원, 대장동 변호인이었던 김동아 의원, 경기도 청년비서관 출신 모경종 의원, 박진영 시사평론가 등 친명계 중 핵심으로 거론되는 인사와 국회의원 등이 참여키로 해 이날 콘서트는 사실상 강 대표의 시당위원장을 위한 세몰이의 시작이 될 전망이다.

이에 맞서 양 의원 측은 일단 시당위원장 선거와 관련한 후보 등록 공고 및 선거 일정이 확정되지 않는 만큼 국회의원으로서의 상임위 활동과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금요일이면 지역에 내려가 당원과 시민들을 만나 당원 중심 정당의 밑그림을 그리고, 광주와 호남정치 복원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시민과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처럼 시당위원장 경선을 앞두고 친명계 인사 간의 세 확산이 점화되면서 지역 국회의원 등 조직력을 앞세운 현역이 승리할지, 개딸의 지원을 받은 원외 인사가 선출되는 파란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경선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광주시당위원장은 2년 후 지방선거 때 광역·기초의원 공천뿐만 아니라, 단체장 경선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지역 정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시당위원장 선출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대폭 확대된 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최근 민주당 최고위는 시·도당 위원장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비율을 20대 1로 제한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한 광주시의원은 “요즘 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시당위원장 경선으로, 현역의 조직력도 만만치 않고, 원외 인사에 대한 친명계의 든든한 표심도 무시할 수 없다”며 “결국 친명계의 표심만으로는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워 지역 당원에 대한 표심을 누가 더 사로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 국회의원 보좌관 김모씨는 “지난 총선에서 낙마한 7명의 국회의원 표심도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들이 향후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원외 인사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적지 않아 이번 경선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