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복합쇼핑몰 건립과 백화점 확장 등 대규모 도심 개발이 이뤄지는 광천동·임동 일대의 교통 대책으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또는 트램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애초 광주시는 해당 지역의 심각한 차량 정체에 추가 교통량 폭증을 감당할 대안으로 ‘도시철도 신설’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도시철도보다 트램 방식이 사업비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데다 도시 교통 정책 전문가들도 BRT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막판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천동·임동 일대는 이미 교통·유통·여가 시설이 집중돼 있는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확장, 더현대광주 등 대형 복합쇼핑몰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어서 유발되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 시는 다양한 대책을 고민해 오고 있다.

먼저 광천동에서는 광주신세계가 금호터미널 부지를 매입하고 백화점 확장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인허가 절차를 진행, 내년 착공을 거쳐 오는 2028년 기존 백화점보다 3배 이상 큰 규모의 가칭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Art & Culture Park)’를 완공할 계획이다.

또 인접한 임동에서는 프로야구가 열리는 날마다 KIA 챔피언스필드 주변 차량 정체가 반복되고, 옛 방직공장터에는 ‘친환경·최첨단기술·예술·엔터테인먼트·로컬’이 결합된 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더현대 광주’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복합쇼핑몰 부지 매매계약 체결했으며 설계 절차를 진행한 뒤 올 하반기 건축인허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 건축물을 착공, 2028년 초 개점할 계획이다. 이 곳에는 특급호텔과 4000여 가구의 공동주택 등도 들어선다.

그동안 광주시는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도심 개발에 따른 광천동·임대 일대의 교통대란 해소를 위해 도시철도(지하철) 건설을 검토했다.

상무역~시청~기아차~광천터미널(광주신세계)~옛 전방·일신방직부지(더현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광주역 등 7.8㎞ 구간에 도시철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해왔다.

시는 도시철도는 정부 승인 시 국비 60% 지원이 가능한 만큼 나머지 40%인 2400억원은 복합쇼핑몰 개발사업자가 내놓는 공공기여금 등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광주시는 최근 BRT·트램 방식에 대한 타당성 및 효율성 등도 집중 검토하고 있다. 도시철도 대신 기후 위기시대 도시 정체성을 구축하는 차원이라고 광주시는 설명한다.

도시철도는 7.8㎞에 64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트램 사업비는 14㎞에 4000억원으로 비용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또 BRT는 최근 도시 교통 정책 관련 시민 포럼에서 전문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현장 설문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최근 광주시가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를 잡중 강조하면서 도시철도가 아닌 BRT나 트램의 추진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광천동 일대를 ‘대·자·보’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구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편의성에서 효과가 검증된 도시철도와 달리 BRT, 트램은 도로를 점유하면서도 혼잡 개선 효과를 얼마나 낼지에 대한 실증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광주시의 조만간 있을 최종 방식 결정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후 위기 시대에 광주가 할 수 있는 교통 대응 방안과 함께 광천사거리를 중심으로 한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상징물(교통 대안)이 뭐가 돼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지하철, 트램, BRT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기정 광주시장은 2022년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농성역~광천터미널~전방·일신방직터~기아 챔피언스필드’까지 2.6㎞ 구간에 시비 720억원을 들여 ‘수소 트램’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보류했으며, 이후 서구 광천동과 북구 임동일대를 ‘수소 트램’으로 연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