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금남로에 위치한 고급 신축 아파트를 놓고 건설사 등과 입주 예정자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이 심각한 하자를 이유로 반발하면서 건설사, 대주단(대출 금융기관) 등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기 때문이다.

23일 금남로 H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광주 동구청에서 H아파트 간담회가 열렸다.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시행사, 시공사, 대주단, 위탁사에게 입주 지정일(5월 31일~7월 30일) 연기, 안심보장증서 보장 내용 이행을 요구했다.

안심보장증서에는 ‘입주지정 종료일부터 1년 이내 시세차익이 발생하지 않을 시 매각을 보장합니다’, ‘매각 금액은 최초 계약자의 분양금액과 취득세금액을 합한 금액 이상으로 한다’라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시행사, 시공사, 대주단, 위탁사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특히 안심보장증서의 발급 사실을 신탁사와 대주단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는 시행사, 시공사, 대주단, 위탁사 4자간 협의를 거쳐 오는 27일 최종 협의안을 가져올 것을 통보했다.

또 입주지정일 종료 이전까지 입주한 가능한 상태로 보수 완료, 보존등기 발급, 공용부지에 대한 업그레이드 등을 제안했다.

특히 15일간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건설 노동자의 중장비가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입구를 점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입주 지정일 연기 검토를 요구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시공사, 시행사 등이 온다는 말에 협의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정권자가 아닌 사람이 내려와 불성실한 태도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주말 비가 많이 내려 걱정스러운 마음 때문에 아파트를 갔는데 지하 1층 주차장이 물이 흥건했다. 제대로 보수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2개 동 총 99세대로 건립된 금남로 H아파트는 지난 4월25일 동구로부터 준공승인을 받았다. 현재 34세대가 계약했고, 그중 3세대만 입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