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체제로 전환되면서 당권을 둘러싼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대 후보등록을 코앞에 두고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그의 대항마가 될 도전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연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을 두고 친명(친 이재명)계의 내부 다툼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여당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식 출마 선언이 임박하면서 잠재적 당권 주자들도 대표 경선에 뛰어들지를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한 전 위원장은 대표 출마 회견문 작성, 여의도 사무실 섭외 등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고, 출마 회견은 오는 23∼24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항마’로는 나경원·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중진급 정치인들은 물론 초선 김재섭 의원까지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수도권 중진인 나경원 의원과 ‘험지’ 강북에서 당선된 김 의원의 경우 각각 중진, 초선·원외 그룹을 중심으로 기반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5선 윤상현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외 인사는 (당 대표로는) 안된다. 앞으로 1년은 국회 내에서의 싸움”이라며 “주전장인 국회 안에서 당의 전략을 짜야 하는데 답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민심 반영 비율이 20%로 확정되면서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는 지난주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에 적용할 경선 규칙을 현행 ‘당원 투표 100%’에서 ‘당원 투표 80%+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변경하기로 했다. 비대위 결정안은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를 통과하면 확정된다.

당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에 쏟아지는 관심이 오히려 당권 후보군에게 자극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이 레이스에 뛰어들 준비를 서두르면서 러닝메이트 격인 최고위원 후보군에 대한 탐색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당권 주자 입장에서는 차기 지도부 일원인 최고위원 라인업을 ‘정치적 우군’으로 꾸려놔야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 운영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18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표직 연임에 나서느냐 마느냐이다.

이 대표는 이르면 이달 말 연임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16일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이달 마지막 주에 발족하기 위해 전준위원 선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전준위가 다음 달 초 발족하면 후보자 등록을 공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연임을 결심해 이때 후보 등록을 하려면 당규에 따라 현 대표직을 내려놓고 선거 준비를 해야 하기에, 그 전인 이달 말께 연임 관련 입장이 발표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올해 초만 해도 당 대표 연임 시 실익이 적다는 이유로 불출마를 고려했지만 이 대표 외에 차기 당권 주자가 마땅히 있지 않은 데다 총선 이후 여야의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불출마에 대한 기류도 바뀌고 있다.

그렇지만 이 대표에게 재점화한 사법리스크는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검찰이 대북송금 관련 의혹을 이유로 추가 기소해 이 대표는 매주 3~4회 재판에 출석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희대의 조작 수사’라며 자신을 향한 검찰의 추가 기소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사법 리스크에 정면 대응하는 분위기다.

또 이 대표가 연임을 결정하면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 경쟁에 친명계가 대거 도전해 전대 결과 친명 일색 지도부가 들어서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이 대표 연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던 당헌 개정안은 17일 최종 관문인 중앙위원회의 의결로 확정된다.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이 개정안은 지난 12일 당무위에서 원안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