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법원에서 열리는 여러 사기범죄 재판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보이스피싱이다.

2006년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보이스피싱은 사기범죄에서 이제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 됐다.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보이스피싱은 지능화됐다.

전화상 피해자를 속여 금전을 편취하는 1세대, 복제한 위조 인터넷 뱅킹 사이트 구축해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2세대, 가짜 사이트를 이용한 3세대 등으로 갈수록 진화됐다.

범죄 형태 역시 조직을 총괄하는 ‘총책’, 전화로 피해를 유도하는 ‘오더집’, 대포계좌 모집·인출을 지시하는 ‘장집’, 지시를 받아 피해금을 전달하는 ‘전달책’ 등으로 세분화 됐다.

이중 말단에 해당하는 전달책으로 활동하다 수사당국에 체포된 이들이 가장 많다.

재판부은 이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린다. 초범이라도 실형이 유력하다.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몰랐더라도 가차 없다.

이는 반드시 보이스피싱 범행의 실체와 전모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만 공모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는 법적 판단에 근거해서다.

또 재판부는 만일 범죄사실을 몰랐더라도 취업 절차, 업무 방식. 수당 지급 방법 등 전체적인 정황을 고려했을 때 보이스피싱은 일반인이라도 쉽게 불법성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비정상이라고 보고 있다.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조금이나마 예측할 만한 여지가 있으면 유죄라는 것이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고수익 알바·직장이라는 것에 현혹돼 보이스피싱에 연루되는 순간 전과자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 범죄에 관여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