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 강 대치가 점입가경이다.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의료 공백은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다.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까지 나서 대화의 장을 마련했지만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갈등의 중재자로 나섰던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내기 시작하면서 의정 갈등의 전선만 넓혀지게 됐다.

실제로 25일 오후부터 전남대 의대 교수 283명 중 20여명, 조선대 의대 교수 161명 중 약 15%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 의료현장을 지키겠다’는 입장에 따라 당장 추가적인 진료 차질은 없을 전망이지만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52시간 준수’를 무기로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추가적인 진료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의-정 대치가 지속되면서 환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됐다는 것.

현재 광주지역 대학병원의 수술 건수는 평소보다 30% 이상 급감했고, 입원 병상도 40~50% 감소 등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비상진료체계 운영으로 입원실 가동률이 저조해지자 성형외과·비뇨기과 등 병동이 통·폐합 됐다.

이로 인해 진료예약 혹은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각종 병원과 치료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차후 치료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게시글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사태를 봉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공공재인 ‘의료’의 본질을 떠올려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으로 위험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