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신군부의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5·18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4번째를 맞는다.

지난 19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의 출범과 함께 80년 5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맞섰던 오월영령을 기리기 위한 기념행사가 첫 발을 뗐다.

해마다 돌아오는 5월이지만 올해는 여느 해보다 더 많은 아쉬움이 남는 해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4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5·18 폄훼와 왜곡은 여전해서다.

또 5·18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을 위해 출범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발포 책임자, 암매장 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활동이 종료됐다.

5·18민주화운동의 당사자라고 외쳤던 일부 공법단체는 내홍을 겪으며 지역 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더구나 일부 공법단체는 조직 안정화라는 미명 아래 44주년 5·18기념행사에 참여 의지조차 내비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약속했던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감감무소식이며, 오히려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공약으로만 이용되는 현실이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한을 풀고, 대통합의 미래로 나가기를 기대했던 모두의 열망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올해 5·18기념행사의 표어(슬로건)는 ‘모두의 오월, 하나 되는 오월’이다.

5·18이 세대와 세대를, 기억과 국가를 넘어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운 오월이 되자는 의미와 함께 지금의 오월이 처해 있는 위기를 뛰어넘을 힘이 되는, 하나 되는 오월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직 2024년의 5월은 오지 않았다.

우리가 기억하는 오월은 국가 폭력에 맞서 끝까지 항쟁한 나눔과 저항, 연대의 모습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했던 오월 영령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1980년 5월이 우리에게 남겨 준 오월 정신’을 다시금 새겨보는 5월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