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정부의 긴축 재정 여파로 인해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문화예술 사업들에 하나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부담을 떠안은 지자체 및 단체들이 축제 규모를 줄이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 2022년부터 글로벌 음악축제를 표방하며 열려온 동구의 킬러콘텐츠 ‘광주 버스킹 월드컵’은 올해 3회째를 맞아 동구문화관광재단이 전담해 개최하는 가운데 시의 재정악화로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전액 구비로 예산을 마련한 처지에 놓였다.

광주예술의전당 소속 광주시립발레단의 경우 올해 정기공연으로 20여년 만에 대작 ‘코펠리아’ 전막을 선보일 예정이나, 역시 예산 삭감의 여파로 박경숙 예술감독이 총연출과 안무까지 도맡아 진행하게 됐다. 특히 발레단은 공연 추진비용에 단원들의 토슈즈 등 기본 물품 비용까지 걱정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계 뿐 아니라 미술, 영화 등 지역 문화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이 13년 동안 지역 문화소식을 알려온 월간 문화잡지 ‘문화마실’은 발행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지난 1월호 156권을 끝으로 폐간됐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발간하는 전국 유일의 지역 영화비평지 ‘씬1980’과 광주극장, 광주여성영화제 등도 사업 추진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후 활기를 되찾아가던 지역 문화계에 다시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문화의 위기는 지역 전체의 위기다. 이는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축소하고 결국 지역의 다양성 저해와 인구 소멸 문제를 가속화할 것이다. 대책없는 ‘지역 문화 죽이기’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