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575년 만에 피어난 ‘함께 기뻐함’의 울림
이병준 (사)필문 이선제선생기념사업회 기획위원장
입력 : 2026. 10. 11(일)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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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 (사)필문이선제선생기념사업회 기획위원장
‘제1회 희경루와 이선제 역사문화제’행사를 맞이하며
가을이 짙어가는 10월, 광주천 변 희경루(喜慶樓) 뜰에서 특별하고도 뜻깊은 역사문화의 장이 펼쳐진다. 오는 10월 24일 성대하게 막을 올리는 ‘제1회 희경루와 이선제 역사문화제’가 바로 그 현장이다.
조선 세종 대부터 문종 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광주목(光州牧) 복호(復號)의 역사적 환희를 575년 만에 현장감 있게 재현하고, 고향의 실추된 명예를 바로 세운 필문 이선제(李先齊,1390~1453) 선생의 애향정신과 선비정신을 오늘의 시선으로 온전히 조명하는 자리다.
희경루는 단순한 조선시대의 누각이 아니다. 한 고을의 시련과 명예 회복, 그리고 백성들의 기쁨이 고스란히 새겨진 광주 공동체의 자존감 회복을 상징하는 역사적 공간이다.
지난 1430년(세종 12년), 광주는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고을의 행정 단위가 ‘광주목’에서 ‘무진군(茂珍郡)’으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고을의 지위가 낮아진 것은 지역민들에게 깊은 상실감과 자긍심의 상처로 남겨졌다. 20년이 넘도록 실추된 고을의 명예를 되찾고자 팔을 벗고 나선 이가 바로 조선의 위대한 역사가이자, 호남 사림의 조종(祖宗), 문종과 단종의 스승이었던 필문 이선제 선생이다.
필문 선생은 집현전에서 학문과 경륜을 쌓은 유학자로서, 고향의 억울함과 명예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문종 임금에게 간곡하고도 정연한 상소를 올렸다. 마침내 1451년(문종 1년), 광주는 옛 지위인 ‘광주목’으로 복호됐다. 21년 만에 고향의 명예가 회복되자 온 고을 주민들은 길거리로 나와 환호하며 서로 축하를 나누었다. 이에 광주목 관원과 민초들이 ‘모두 함께 기뻐하고 서로 축하한다(咸喜相慶)’는 뜻을 담아 건립한 누각이 바로 희경루다.
희경루에는 필문 선생의 남다른 충정과 한 고을의 자존심,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 나눈 환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기에 그 가치는 단순한 목조 건축물의 역사성을 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광주 정신문화의 뿌리이자, 엣 선조들의 남긴 유산적 역사문화의 상징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사)필문이선제선생기념사업회(회장 고재유)가 2019년 창립 이래 다각도의 노력이 마침내 중건된 희경루에서 575년 만의 첫 역사문화제로 결실을 맺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축제는 역사적 숭고함을 가슴으로 느끼는 시민 참여형 문화의 장으로 꾸려진다. 식전 오케스트라 연주를 시작으로, 이서현 시인의 희경루 시 낭송과 보물 ‘희경루방회도’ 및 필문 어록 해설이 진행된다. 이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주제극 ‘희경루와 필문 이선제’가 무대에 오른다. 웅장한 취타대의 진법 연주 속에 문종 임금의 행차, 이선제 선생의 간곡한 상소, 파발군사가 가져온 광주목 복호 교지 전달, 그리고 ‘희경루’ 제명 과정이 철저한 고증을 거쳐 생생하게 재현된다. 뒤이어 삼현육각과 검무, 명창의 판소리와 가야금 병창 등 격조 높은 전통 국악 공연이 더해져 관람객들에게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 행사가 단순히 과거의 규모와 화려한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데 있지 않고, 그 정신을 함께 나누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교육청, 남구청 등 지자체와 광남일보, 전남일보, KBC광주방송 등 주요 언론, 그리고 광주문화재단, 대동문화재단, 광산이씨 문중 등이 한마음으로 힘을 보탰다. 역사문화유산은 어느 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가꾸어야 할 공동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지만, 그 의미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통해 새롭게 살아난다. 575년 전 광주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기뻐했던 까닭은 단순히 행정상의 지위가 회복됐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훼손되었던 고을의 명예를 바로 세우고, 공동체의 자긍심을 회복했다는 데 더 큰 역사적 울림이 있었을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며 절실하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시대일수록 공동체의 가치를 함께 확인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서 미래를 향한 지혜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제1회 희경루와 이선제 역사문화제’는 단순한 과거 재현 행사를 넘어, 역사 속에서 오늘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내일로 이어 나가는 소중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올가을, 광주천의 바람과 희경루 뜰에 울려 퍼질 시와 음악, 그리고 역사 재현의 장면들이 시민들에게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가슴 깊은 울림으로 다가가기를 소망한다. 575년 전 광주 사람들이 나누었던 ‘함께 기뻐함’의 정신이 오늘의 전남 광주에서도 새로운 연대와 통합, 희망의 에너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희경루가 간직한 기쁨의 역사가 흘러간 기억 속에 갇히지 않고, 서로를 따뜻하게 잇고 미래를 밝게 비추는 전남 광주의 영원불멸의 정신으로 오래도록 빛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가을이 짙어가는 10월, 광주천 변 희경루(喜慶樓) 뜰에서 특별하고도 뜻깊은 역사문화의 장이 펼쳐진다. 오는 10월 24일 성대하게 막을 올리는 ‘제1회 희경루와 이선제 역사문화제’가 바로 그 현장이다.
조선 세종 대부터 문종 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광주목(光州牧) 복호(復號)의 역사적 환희를 575년 만에 현장감 있게 재현하고, 고향의 실추된 명예를 바로 세운 필문 이선제(李先齊,1390~1453) 선생의 애향정신과 선비정신을 오늘의 시선으로 온전히 조명하는 자리다.
희경루는 단순한 조선시대의 누각이 아니다. 한 고을의 시련과 명예 회복, 그리고 백성들의 기쁨이 고스란히 새겨진 광주 공동체의 자존감 회복을 상징하는 역사적 공간이다.
지난 1430년(세종 12년), 광주는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고을의 행정 단위가 ‘광주목’에서 ‘무진군(茂珍郡)’으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고을의 지위가 낮아진 것은 지역민들에게 깊은 상실감과 자긍심의 상처로 남겨졌다. 20년이 넘도록 실추된 고을의 명예를 되찾고자 팔을 벗고 나선 이가 바로 조선의 위대한 역사가이자, 호남 사림의 조종(祖宗), 문종과 단종의 스승이었던 필문 이선제 선생이다.
필문 선생은 집현전에서 학문과 경륜을 쌓은 유학자로서, 고향의 억울함과 명예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문종 임금에게 간곡하고도 정연한 상소를 올렸다. 마침내 1451년(문종 1년), 광주는 옛 지위인 ‘광주목’으로 복호됐다. 21년 만에 고향의 명예가 회복되자 온 고을 주민들은 길거리로 나와 환호하며 서로 축하를 나누었다. 이에 광주목 관원과 민초들이 ‘모두 함께 기뻐하고 서로 축하한다(咸喜相慶)’는 뜻을 담아 건립한 누각이 바로 희경루다.
희경루에는 필문 선생의 남다른 충정과 한 고을의 자존심,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 나눈 환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기에 그 가치는 단순한 목조 건축물의 역사성을 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광주 정신문화의 뿌리이자, 엣 선조들의 남긴 유산적 역사문화의 상징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사)필문이선제선생기념사업회(회장 고재유)가 2019년 창립 이래 다각도의 노력이 마침내 중건된 희경루에서 575년 만의 첫 역사문화제로 결실을 맺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축제는 역사적 숭고함을 가슴으로 느끼는 시민 참여형 문화의 장으로 꾸려진다. 식전 오케스트라 연주를 시작으로, 이서현 시인의 희경루 시 낭송과 보물 ‘희경루방회도’ 및 필문 어록 해설이 진행된다. 이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주제극 ‘희경루와 필문 이선제’가 무대에 오른다. 웅장한 취타대의 진법 연주 속에 문종 임금의 행차, 이선제 선생의 간곡한 상소, 파발군사가 가져온 광주목 복호 교지 전달, 그리고 ‘희경루’ 제명 과정이 철저한 고증을 거쳐 생생하게 재현된다. 뒤이어 삼현육각과 검무, 명창의 판소리와 가야금 병창 등 격조 높은 전통 국악 공연이 더해져 관람객들에게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 행사가 단순히 과거의 규모와 화려한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데 있지 않고, 그 정신을 함께 나누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교육청, 남구청 등 지자체와 광남일보, 전남일보, KBC광주방송 등 주요 언론, 그리고 광주문화재단, 대동문화재단, 광산이씨 문중 등이 한마음으로 힘을 보탰다. 역사문화유산은 어느 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가꾸어야 할 공동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지만, 그 의미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통해 새롭게 살아난다. 575년 전 광주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기뻐했던 까닭은 단순히 행정상의 지위가 회복됐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훼손되었던 고을의 명예를 바로 세우고, 공동체의 자긍심을 회복했다는 데 더 큰 역사적 울림이 있었을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며 절실하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시대일수록 공동체의 가치를 함께 확인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서 미래를 향한 지혜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제1회 희경루와 이선제 역사문화제’는 단순한 과거 재현 행사를 넘어, 역사 속에서 오늘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내일로 이어 나가는 소중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올가을, 광주천의 바람과 희경루 뜰에 울려 퍼질 시와 음악, 그리고 역사 재현의 장면들이 시민들에게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가슴 깊은 울림으로 다가가기를 소망한다. 575년 전 광주 사람들이 나누었던 ‘함께 기뻐함’의 정신이 오늘의 전남 광주에서도 새로운 연대와 통합, 희망의 에너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희경루가 간직한 기쁨의 역사가 흘러간 기억 속에 갇히지 않고, 서로를 따뜻하게 잇고 미래를 밝게 비추는 전남 광주의 영원불멸의 정신으로 오래도록 빛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병준 gn@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