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일보 희망프로젝트]"위험신호 놓치지 않는다"…민·관·학 협력으로 조기발견
[자살, 예방할 수 있습니다]<5>광주, 자치단체 정책은
생명지킴이 수천명 양성…일상 속 위기 발견·전문기관 연결
약국·숙박업소·상점·공동주택 등 생활공간으로 예방망 확대
유가족까지 살피는 사후관리…지역사회 전체가 ‘생명안전
생명지킴이 수천명 양성…일상 속 위기 발견·전문기관 연결
약국·숙박업소·상점·공동주택 등 생활공간으로 예방망 확대
유가족까지 살피는 사후관리…지역사회 전체가 ‘생명안전
입력 : 2026. 10. 06(화) 13:16
본문 음성 듣기
가가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해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살 시도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등 자살예방사업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자치구별 사업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된 목표는 ‘조기 발견’이다. 지역 주민이 주변 사람의 작은 변화와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전체를 하나의 안전망으로 만드는 것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정신건강·자살예방 담당자와 실무자가 모여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남광주특별시 동구청
동구는 민·관·학 협력체계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생명안전망을 확대하고 있다.
13개 동에 자살예방 담당 체계를 마련하고 관련 기관과 부서가 고위험군을 발견하면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생명존중 통합 안전망을 통해 생명존중안심마을을 기존 2곳에서 4곳으로 확대하고 생명사랑 약국도 지정할 계획이다. 생명지킴이 활동 인원 역시 23명에서 150명으로 대폭 늘린다.
생명지킴이는 주민들이 일상에서 위기 신호를 발견하고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는 비대면 희망택배를 통해 자살 고위험군과 사회적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전자게시대, 구청, 공동주택 승강기 등 17곳에는 자살예방 홍보물을 게시하고 생명사랑 실천가게 10곳, 안녕해U 실천가게 32곳, 지역 대학 4곳, 생명사랑 숙박업소 22곳 등 생활공간을 활용한 예방활동도 추진한다.
정신질환자와 1인 가구, 저소득층 등 자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계층에 대해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을 통한 등록·관리도 이어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에서 자살 예방을 위한 캠페인과 정신건강사업 홍보, 자살예방 인식개선 등을 통해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청
서구는 자살예방사업을 ‘발견-개입-사후관리’로 이어지는 안전망 구축에 맞추고 있다.
지난 2024년 8월부터 12개 동을 대상으로 생명존중 안심마을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과 기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생명지킴이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일상생활 공간을 활용한 예방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생명사랑 실천가게 27곳과 생명사랑 숙박업소 9곳이 참여하고 있다.
실천가게에서는 관련 홍보물을 비치하고 연탄 구매자 등을 대상으로 위기 징후를 살피며, 숙박업소에는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설치하고 종사자 교육을 진행한다.
위기 상황 발생 이후의 대응체계도 구축했다.
자살시도자나 자살 고위험군이 발생하면 18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경찰·소방, 응급의료기관,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자살예방상담전화(109) 등과 연계해 상담과 치료를 지원한다.
경찰과 소방이 현장에서 발견한 자살시도자와 고위험군을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해 등록·상담하는 사후관리도 운영하고 있다.
유가족 지원도 별도로 이뤄진다. 경찰·소방과 동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유가족을 발견하면 상담과 위험도 평가를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치료기관으로 연계한다.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유가족 집단상담과 자조모임 등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마음안심버스’를 활용해 지역 곳곳에서 우울 선별검사와 상담을 진행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찾아가는 ‘마음건강주치의’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가 생명지킴이 양성을 위한 주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청
남구는 생명지킴이 양성에 그치지 않고 교육을 받은 주민이 실제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남구가 집계한 생명지킴이 교육 이수자는 2025년 33회 2970명에서 2026년 9월 기준 39회 3538명으로 늘었다.
자살예방교육 참여자도 2025년 53회 1722명에서 2026년 9월 기준 48회 1141명에 달했다.
연도별 집계 기간이 다른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생명지킴이 교육 자체는 올해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남구는 올해 처음으로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활동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생명지킴이 교육을 이수한 주민 가운데 민간인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실제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면 교육은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가 진행하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온라인 교육도 활용한다.
생명지킴이가 위기 상황에 놓인 주민을 전문기관에 연계하면 5000원의 연계비를 지급하고, 활동이 정착될 수 있도록 1만5000원의 안착비도 지원한다. 월 최대 지원액은 1인당 15만원이다.
다만 첫 시행 사업인 만큼 현재까지 실제 활동비 지급 실적은 없으며, 남구는 우선 생명지킴이 교육과 참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교육 이수자를 단순한 수료자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위기 신호를 발견하는 인적 안전망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의 생명사랑약국은 자살 위험신호를 감지하고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청
북구는 주민 생활권과 지역기관을 연결하는 ‘생명지구대’를 중심으로 자살위기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생명지구대에는 지구대와 119안전센터,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지역 내 협력기관이 참여한다.
협력기관은 2024년 43곳, 2025년 42곳, 올해 8월 말 기준 43곳으로 유지되고 있다.
북구는 이들 기관을 대상으로 생명지구대원 문자 발송과 협력기관 홍보방문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에서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
문자 발송은 2024년 459건, 2025년 462건, 올해 8월 말까지 449건 이뤄졌으며 협력기관 홍보방문은 각각 36회, 132회, 18회 진행됐다.
생명지킴이 양성교육도 확대되고 있다.
2024년 103회 2016명이던 교육은 2025년 110회 3148명으로 늘었으며, 올해 8월 말까지 81회 1532명이 교육을 받았다.
자살예방교육은 2024년 36회 906명, 2025년 14회 723명, 올해 8월 말까지 20회 439명이 참여했다.
주민과 지역기관이 일상에서 자살 위험을 발견하고 전문기관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특히 북구는 자살수단 접근을 차단하는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생명사랑 실천가게와 생명안전약국, 생명사랑숙박업소 등을 직접 방문해 사업을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생명사랑 실천가게 방문·홍보는 2024년 53건, 2025년 49회, 올해 8월 말까지 26회 진행됐다. 생명안전약국은 같은 기간 51건, 47회, 24회 방문했다.
고위험군을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실적도 이어지고 있다.
자살 및 정신건강 고위험군 의뢰 건수는 2024년 110건, 2025년 108건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116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8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의뢰 건수를 넘어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는 지난 7월 첨단2동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지역사회 자살예방 전략회의’에 참석한 지역 내 20개 민관 기관 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청
광산구는 주민과 생활업소가 직접 참여하는 생활밀착형 예방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 중인 마음상담활동가에는 주민 24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본적인 상담이론과 자살예방교육을 받은 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지역사회 캠페인 등에 참여하고 있다.
생활공간을 활용한 ‘생명사랑지킴이의 집’도 운영한다.
마트와 숙박업소 등 49곳이 참여해 지역 주민의 자살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참여 업소에는 관련 홍보물을 비치하고 고위험군을 발견하면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생명지킴이 교육은 대상과 연령을 넓히고 있다.
주민을 비롯해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보건·복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이수자는 2025년 2655명에 이어 2026년 9월 기준 2230명에 달한다.
전문기관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주민과 학교, 생활업소까지 예방활동에 참여시키면서 자살 위험 신호를 보다 가까운 곳에서 발견하겠다는 것이다.
5개 자치구의 사업은 형태는 다르지만 결국 지역사회 곳곳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적기에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살예방이 특정 기관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주민과 상점, 학교, 공동주택, 경찰·소방 등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생활 속 안전망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