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화양 바다 배경…삶 내력 농밀한 서사로 풀다
김지란 시인 세 번째 시집 ‘화양 바다’ 선보여
"살아 있는 체험서 체현된 언어 실체로 완성"
입력 : 2026. 07. 31(금)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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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란 시인이 세 번째 시집 ‘화양 바다’(산사나무 刊)를 펴냈다.

2020년 첫 시집 ‘가막만 여자’와 2023년 ‘아물지 않는 상처와 한참을 놀았다’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은 여수의 화양 바다를 배경으로, 시인의 삶과 가족의 내력을 농밀한 서사로 풀어냈다.

이번 시집의 표제인 ‘화양 바다’는 시인에게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닌, 거친 풍랑을 견디며 삶을 일궈온 부모님의 터전이자 시인의 유년기 기억이 고스란히 육화(肉化)된 원체험의 공간이다.

시집에 수록된 ‘수평선’과 ‘등대’, ‘사자섬’ 등의 작품에서는 늦은 밤 화양 바다의 물길을 열어가던 아버지의 거친 손길과 오매불망 아버지를 기다리며 궁핍을 견뎌내던 어머니의 인내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서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또 ‘팔순의 바다’와 ‘텃밭의 비밀’ 등을 통해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노년에 접어든 어머니를 향한 애타는 모성성의 서사를 확장해 보여주는 동시에 원체험 공간인 화양 바다의 파랑을 눈부신 윤슬처럼 피워 올린 사유가 돋보인다.

특히 ‘타이어’ 등을 통해 부모 세대에서 내려온 헌신적 사랑이 현재 남편의 고단한 일상과 자식을 향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지점을 짚어냈다. 25톤 트럭의 타이어가 겹겹이 돌아 아들 셋의 키를 밀어 올렸듯, 시인의 삶을 지탱해 온 근원이 결국 ‘사랑’이었음을 이번 시집이 실체로서 증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란 시인은 “말이 없는 바다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다시 배웠다. 지나온 고단함 속에서도 서로를 사랑했기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삶의 진정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철영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김지란 시인의 시 세계는 살아 있는 체험에서 체현된 언어의 실체로 완성된다”며, “기교에만 의존해 영혼 없는 유사 조형물처럼 찍어내는 최근의 시 경향과 달리, 삶의 진솔한 마음을 온몸으로 부닥치며 서정으로 풀어낸 전형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김지란 시인은 전남 여수 출생으로 2016년 ‘시와문화’로 등단, 시집 ‘가막만 여자’, ‘아물지 않은 상처와 한참을 놀았다’를 출간했으며, 2020년 아르코문학나눔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와 여수화요문학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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