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은 지역 문화예술이 생산·공유되는 플랫폼"
<1>종합 문예지 ‘문학들’ 여름호
광주 In문학 ‘…호남 독립서점들의 생태보고서’ 주목
순천 ‘서성이다’·목포 ‘책방경애’·고창 ‘서점마을’ 등
생존 취약 생태계 확장 노력…일상 속 스며들기 우선
입력 : 2026. 07. 29(수)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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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책방경애’ 내부
순천 ‘서성이다’ 내부




광주를 연고로 발행 중인 문예지들은 여름호에 저마다 뚝심있게 밀고 온 특집이나 기획을 알차게 꾸미고 있다. 계간지가 당대 문학 시계나 마찬가지다. 그때 그때마다 문단에 나타난 흐름들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역을 연고로 하는 문예지들의 양상이 곧 전남광주 문단의 자화상인 셈이다. 전남광주문학이 전국적으로 경쟁력이나 인지도를 확보해가고 문학현안들의 실마리를 탐색하는 한편, 문향의 흐름을 이을 수 있는 청년 작가들의 출현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 또한 지역문인들의 바람과 일치한다. 그래서 문인이라면 문예지의 동향 파악하기는 그만큼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시와사람’이 시전문 계간을 표방하고 있다면 ‘문학들’은 종합 계간지를 표방하고 있다. ‘시와사람’은 1995년 창간할 무렵 5·18정신의 문학 투영 등의 가치를 내세운 뒤 지역시문학의 중흥을 기원하며 내실있게 지면을 구성해왔고, 문학들은 그보다 10년 늦게 창간돼 지역 진보문학의 기치를 한껏 고양하면서 다채로운 형태의 출판물을 견인해 왔다. 간판격의 ‘시와사람’이나 ‘문학들’ 등 계간 문예지들의 여름호를 살펴본다.



문학들의 올해 여름호에는 광주 In문학이 앞 호들처럼 수록됐다. 이번에는 ‘INDI 호남 : 책, 사람, 그리고 공존-호남 독립서점들의 생태보고서’가 수록돼 호기심이 발동된 채 읽을 수 있었다. 집필자는 2021년 광남일보 신춘문예 평론으로 등단해 ‘이미지와 함께 걷기-광주에서 수집한 이미지들’(민음사 刊)을 펴낸 바 있는 미술평론가 김서라씨가 맡았다. ‘호남 독립서점들의 생태보고서’는 현시대 호남 지역 독립서점들의 바로미터를 재볼 수 있는 코너로 부족함이 없다. 김 평론가는 이 코너에서 순천 ‘서성이다’를 비롯해 목포 ‘책방경애’, 고창 ‘서점마을’ 등을 다루고 있다.

순천 문화의 거리에 자리한 서성이다는 8년간 그 자리를 지켜왔다. 김서라 평론가와 ‘서성이다’의 인연은 독립서점에서 페미니즘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는 지인의 소식을 들으면서였다고 한다. 이곳 ‘서성이다’는 연간 15회 정도의 북토크와 시민 대상 책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문화의거리 지원사업 공모나 지역 서점 대상 강사료 지원제도라고 하는 도움을 받는 등 요즘 생태계를 넓혀 나가고 있다는 시각이다. 순천의 또 다른 책방 ‘심다’ 및 남해의 ‘남해의봄날’ 서점과 함께 새로운 공간 ‘나무들의 밤’을 만들었다고 한다. ‘나무들의 밤’에서는 매월 1회 운영되는 밤의 서점 프로그램과 더불어 인문학 아카데미를 운영할 예정으로 있다. ‘서성이다’는 잎을 튀우고 자라서 그늘을 만들고 꽃을 피워 생태계를 만드는 나무같은 역할을 하려 하는 듯하다. ‘서성이다’는 순천 구도심에 머물며 서울이나 광주로 떠나지 않는 숲을 가꾸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작은 책방으로서 색깔을 잃지 않은 채 순천의 원도심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문학들’ 여름호 표지
이에 대해 김 평론가는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큰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독립서점이 이 지속가능성을 지니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당연하게도 독립서점은 생존에 취약하다. 도시의 골목에 위치해 일상 속에 스며든 곳이지만 경제적 이익에 치우치지 않는 방식으로 생존한다. 그래서 제도적 기반은 서점들에 꼭 필요한 기반”이라면서 “책방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관계들은 그 지역에 정주하고 있고, 그 생태계의 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머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진단했다.

또 목포 ‘책방경애’를 언급하기 전에 원도심에 들어선 독립서점들을 언급하면서 ‘책방경애’의 자리가 경애씨의 일상과 함께 사는 이웃과 가까이에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 자리는 문학을 생계의 수단이나 상품으로 만들기보다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하고 삶의 일부로 만드는 주인장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처럼 보인다는 풀이다. 주인장 김경애씨는 시인으로서 문학 생산자이자 책방 주인으로서 문학 유통자, 운영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목포작가회의 지부장을 맡고 있고 생계를 위해 오랫동안 독서논술교실을 운영해왔다. 김경애씨의 지점을 말하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시를 쓰는 일로 충분하지 않았으나 문학과 상관이 없는 일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 김경애씨의 말에 주목, 김경애씨가 문학이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다양한 사유와 행위 방식을 삶의 방식으로 전유해왔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김서라 평론가는 “지역의 경우 생존, 창작, 기획, 운영, 홍보 등을 한 곳에서 해내야 할 정도로 부박한 조건에 처해 있고, 위기가 일상 속에서 항시적으로 도사리고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걱정과 불안에 무뎌지고 버텨 내기를 배우지만, 한편으로 작고 기쁜 일은 기다리지 않고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면서 “책방은 주인장의 손길이 많이 타는 장소다. 시인이 생각하는 책방은 단순한 책 파는 상점을 넘어 문학이 도달하는 곳이자 지역의 문화예술이 생산, 공유되는 플랫폼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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