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그늘, 공동체가 답하다]함께사는 광주, 복지정책으로 희망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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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초생활 수급률 7.6%…전국 3번째로 높아
광주지법 파산·회생 신청도 증가…지역경제 약화
맞춤형 복지·민관 협력 잰걸음…사회안전망 강화
입력 : 2026. 05. 27(수)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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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오치 주공아파트 내에 위치한 ‘오치 마을공방’에서 주민상생 프로그램으로 캐릭터 머그컵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북구
광주 동구는 1인 가구와 저소득층 생전 유품 정리를 지원하는 동구형 유품정리사 ‘나비활동가’를 양성했다. 이들은 정리수납전문가 2급 과정, 유품 정리의 이해와 관련 법률, 유품 정리와 관리 실무, 장례학개론 등을 이수했다. 사진은 나비활동가들이 유품을 정리하는 모습. 사진제공=광주 동구
광주 동구는 1인 가구와 저소득층 생전 유품 정리를 지원하는 동구형 유품정리사 ‘나비활동가’를 양성했다. 이들은 정리수납전문가 2급 과정, 유품 정리의 이해와 관련 법률, 유품 정리와 관리 실무, 장례학개론 등을 이수했다. 사진은 나비활동가들이 유품을 정리하는 모습. 사진제공=광주 동구
광주 동구는 나눔과 비움 동구형 유품정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비(나눔과 비움) 활동가가 책, 옷 등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
광주 동구는 나눔과 비움 동구형 유품정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비(나눔과 비움) 활동가가 책, 옷 등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
광주 동구 충장동 한 주택에서 나비(나눔과 비움) 활동가들이 행거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
광산구 신창동 이웃지기와 살핌이웃들이 웃음꽃 사랑꽃 자조모임을 열고 꽃화분을 심고 있다. 사진 제공=광산구
<@7>[도시의 그늘, 공동체가 답하다]<1>함께사는 광주, 복지정책으로 희망 키운다

지난해 기초생활 수급률 7.6%…전국 3번째 높아

광주지법 파산·회생 신청 증가 등 지역경제 약화

맞춤형 복지·민관 협력…사회안전망 강화 잰걸음



[편집자주]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지역 공동체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도시 곳곳에서 돌봄 공백과 사회적 고립 문제가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매년 늘고 있으며 개인·법인 회생과 파산 신청도 증가하는 등 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광주 5개 자치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회공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독사 예방을 위한 돌봄 사업부터 주민 참여형 나눔 활동, 청년 창업 지원, 지역 돌봄 네트워크 구축까지 방식은 다양하지만 지향점은 같다. 행정 중심 복지를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광주 5개 자치구가 추진 중인 대표적인 사회공헌 정책을 살펴보고, 늘어나는 사회적 약자와 변화하는 도시 구조 속에서 지역 공동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짚어본다.



광주지역 기초생활보장 수급 가구가 해마다 늘고 있다.

27일 광주시와 동구 등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6만3392가구(9만4137명)이던 수급자는 2023년 6만5837가구(9만6473명)로 늘었고, 2024년에는 6만8935가구(10만201명)까지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7만3014가구(10만5181명)로 집계되며 처음으로 7만 가구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인구 대비 수급률도 꾸준히 상승했다. 2022년 6.6%였던 수급률은 2023년 6.8%, 2024년 7.1%, 2025년에는 7.6%까지 올라섰다.

광주의 수급률은 전국 평균 5.9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전북(8.2%), 부산(7.9%)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다. 전남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8만8275명(11만6311명)으로, 수급률은 6.5%(인천과 공동 6위)다.

특히 광주지역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일반 수급자의 증가다. 시설수급자는 같은 기간 약 24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반수급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일반 수급자는 2022년 6만1010가구(9만1755명)에서 2023년 6만3415가구(9만4051명), 2024년 6만6499가구(9만7765명)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7만547가구(10만2714명)으로 늘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북구가 2만5542가구(3만6084명)로 가장 많았고, 광산구 1만6572가구(2만5947명), 서구 1만3914가구(1만9729명), 남구 1만1120가구(1만5965명), 동구 5866가구(7456명) 순이었다.

연령별 분포 역시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19세 이하 아동·청소년이 1만7183명, 20세에서 39세 사이 청년층은 1만5097명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40세에서 69세 중장년층은 4만6532명에 달하며, 70세 이상 고령층도 3만859명에 이른다. 이는 빈곤이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적 어려움은 법원에서도 감지된다.

광주지방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은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4714건에서 2023년 6043건으로 늘었고, 2024년 6230건을 기록한 뒤 2025년에는 7234건까지 증가했다.

개인파산 신청 역시 꾸준한 흐름을 보인다. 2020년 2041건에서 2021년 2239건으로 증가한 뒤 2022년 1892건, 2023년 1929건, 2024년 1732건, 2025년 1831건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기업들마저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법원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37건이던 법인파산 신청은 2021년 29건으로 주줌했지만, 이후 2022년 32건, 2023년 48건, 2024년 66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81건까지 증가하며 최근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기업회생 신청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기업회생은 일정 기간 채무를 조정하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절차지만, 회생을 통한 재기를 시도하기보다 아예 사업을 정리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기업회생 신청 건수는 2020년 20건에서 2021년 39건으로 증가했지만 2022년이 되자 23건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3년 52건, 2024년 55건, 2025년 67건 등으로 파산 증가 속도와 비교하면 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가 더 많다.

이 같은 흐름은 지역경제의 체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업 위기는 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다시 복지 수요 증가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문제는 경기 침체와 사회적 고립은 서로 맞물려 나타난다는 점이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독사 위험과 돌봄 공백 문제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광주의 경우, 최근 홀로 생활하는 고령층과 중장년층이 늘면서 지역사회 안전망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자치구 한 사회복지사는 “예전에는 주로 고령층이 많았지만 요즘은 청년이나 40~50대 중장년층이 크게 늘었다.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폐업, 건강 문제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자영업 실패 이후 채무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광주 5개 자치구는 저마다 다른 방식의 사회공헌 정책을 추진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동구는 고독사 예방과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돕는 ‘유품정리’ 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복지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생전 정리 상담부터 사후 유품 정리까지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통해 고립된 시민을 공동체 안으로 다시 연결하려는 시도다.

서구는 ‘천원의 동행’ 사업을 통해 주민 참여형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천원국시와 천원택시 등 생활 속 작은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가 함께 복지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남구는 ‘7979 복지 플랫폼’을 운영하며 복지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전화 한 통으로 상담과 지원 연계가 가능한 시스템을 통해 주민들이 보다 쉽게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북구는 공공임대주택 유휴공간을 활용한 청년 창업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에게는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노후 임대단지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세대 융합형 공동체 모델이다.

광산구에서는 ‘1313 이웃살핌’ 사업을 통해 주민 참여형 돌봄 네트워크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관계망을 만들어 사회적 고립 가구를 공동체 안으로 다시 연결한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각 자치구의 정책들은 방식과 대상이 다르지만 공통된 목표를 지니고 있다.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사회공헌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행정이 제도를 만들고 주민과 기업,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같은 방향성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지역 공동체 복지의 새로운 실험’으로 평가한다. 복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행정 중심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용교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최근 수급자 증가 현상을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닌 구조적 빈곤 확대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광주지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단순히 복지 제도가 확대됐기 때문만은 아니다”면서 “고령화와 경기 침체, 일자리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중장년층과 청년층 모두에서 경제적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다”고 정의했다.

이어 “개인회생 신청이 늘고 있다는 점은 ‘소득 감소와 부채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과거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생활보장은 국가 제도지만 실제 생활 현장에서 주민을 만나는 주체는 결국 기초자치단체다”면서 “광주 5개 자치구가 각각 특화된 복지 프로그램과 민관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점은 매우 중요한 변화다. 앞으로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자립 지원과 사회적 관계망 회복까지 포함한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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