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나의 광주·전남, 하나의 장애인체육 생태계를 향해
한상득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수석부회장
입력 : 2026. 01. 22(목)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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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득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수석부회장.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지역의 행정체계와 산업, 복지 전반에 걸친 변화가 예고된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장애인체육 역시 예외일 수 없으며, 우리 지역 20만 장애인(광주 7만, 전남 13만)들의 새로운 체육 복지를 위한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는 행정통합을 단순한 구조 개편이 아닌, 장애인체육의 질적 도약을 이끌 기회로 인식하고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무엇보다 행정통합 과정에서 장애인체육의 공공성과 권리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통합에 따른 전반적인 지역 자율성과 재정 논리를 논의하는 것과 함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과가 수치로 드러나기 어려운 장애인체육 등에 대한 세심한 분석과 비전을 제시하여 행정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체육은 선택적 정책이 아닌, 장애인의 건강권·참여권·문화권을 보장하는 필수 공공서비스다.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는 통합 논의의 초기 단계부터 이러한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장애인체육이 통합 행정체계 속에서 안정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또한 행정통합은 광주와 전남의 장애인체육 상생 구조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는 광역 단위의 협력 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공동 훈련 시스템, 생활체육 연계 프로그램, 선수 발굴 체계 통합 등 실질적인 상생 방안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는 단순한 행정구역의 결합을 넘어, 지역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장애인체육 분야, 그중에서도 전문체육 영역은 통합을 통해 가장 빠르고 분명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2007년에 창립한 광주장애인체육회와 전남장애인체육회의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성적은 양 기관의 잠재력을 분명히 보여준다. 광주와 전남은 최근 5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제41회(2021) 7위·9위, 제42회(2022) 6위·9위, 제43회(2023) 5위·3위, 제44회(2024) 5위·9위, 제45회(2025) 6위·7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상위권 전력을 구축해왔다.

통합을 통해 선수층과 종목 기반을 상호 보완한다면 꾸준한 상위권, 나아가 최상위권 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통합의 가장 큰 강점은 선수 자원의 결합과 전략적 집중이다. 광주는 탁구, 양궁, 육상 등에서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왔고, 전남은 사격, 골볼, 론볼 등의 종목에서 최정상급 선수들을 배출해왔다.

두 지역이 각각 강점을 가진 종목을 공동 체계로 묶는다면, 이는 순위 상승은 물론, 장기적인 국가대표 배출과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 선수들의 존재 역시 통합의 상징적 자산이다.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를 대표하는 탁구의 김영건 선수는 오랜 기간 대한민국 장애인탁구를 이끌어온 간판스타로, 꾸준한 국제대회 성과와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통해 후배 선수들에게 뚜렷한 롤모델이 되어왔다.

전라남도장애인체육회의 사격 이윤리 선수 역시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선수로, 고도의 집중력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격 종목에서 전남 장애인체육의 위상을 높여왔다. 이러한 스타 선수들이 한 체계 안에서 함께 호흡하게 될 경우, 선수단 전체의 사기 진작과 전문체육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무형의 효과 또한 매우 크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선수 일자리 창출과 취업 연계 사업의 시너지다. 현재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는 8개 기업과 연계해 92명의 선수를, 전라남도장애인체육회는 19개 기업을 통해 287명의 선수를 취업시키며 운영하고 있다.

통합된 기업 소속 장애인체육 선수 일자리 창출 사업 네트워크는 단순 합산을 넘어 특광역 단위의 고용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는 선수 개인에게는 안정적인 생계 기반을, 체육회에는 경쟁력 향상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기업 입장에서도 규모 있는 선수 풀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사회공헌과 고용 효과를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다.

결국 광주·전남 장애인체육 통합은 성적 향상이라는 단기 목표를 넘어, 선수 육성·경기력·일자리·은퇴 이후 삶까지 아우르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기회다. 두 지역의 자산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때, 광주·전남 장애인체육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통합 시대의 장애인체육은 엘리트체육 중심에서 생활체육과 참여 중심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행정통합을 통해 행정구역은 넓어지지만, 장애인의 일상은 여전히 이동과 접근성의 제약 속에 놓여 있다.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는 통합 논의 속에서 ‘더 큰 조직’이 아니라 ‘더 가까운 체육’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생활권 단위의 체육 활동 보장, 중증·고령 장애인을 포함한 참여 확대, 지역 사회복지와의 연계 강화는 통합 이후 반드시 강화되어야 할 과제다.

생활체육은 행정통합의 효과가 시민 삶과 가장 직접 맞닿는 영역이며, 두 기관의 통합은 참여 기회 확대와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분명한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먼저 생활체육 참여 기반의 대폭적인 확장이다. 광주는 도시형 인프라를 바탕으로 접근성이 높은 생활체육 프로그램 운영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전남은 도서·농어촌을 포함한 광역 단위에서 찾아가는 체육서비스와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 경험이 풍부하다.

두 체계가 결합할 경우, 장애인의 생활 여건에 맞는 맞춤형 생활체육 참여 모델을 구축으로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하면, 종목 중복은 줄이고 신규 종목과 복합형 프로그램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재활 중심, 여가 중심, 가족 참여형, 고령 장애인 맞춤형 프로그램 등 생애 주기별 생활체육 체계가 보다 촘촘하게 설계될 수 있으며, 이는 장애인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통합을 통해 대규모 생활체육대회, 권역별 어울림 생활체육대회 등을 공동으로 기획할 수 있으며, 이는 장애인체육을 ‘특별한 활동’이 아닌 지역 공동체의 일상적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광주·전남 장애인체육의 통합은 생활체육의 문턱을 낮추고 참여의 폭을 넓히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와 전남이 함께할 때 그 가능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마지막으로,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와 전라남도장애인체육회는 행정통합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능동적 정책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는 이를 위해 선제적으로 장애인체육 선수와 지도자, 종목단체, 5개 자치구장애인체육회 등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장애인체육 관점의 통합 대응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통합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제도가 아니라, 준비와 합의, 신뢰 속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장애인체육에 위기이자 기회다.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가 장애인의 권리와 지역 상생이라는 원칙을 중심에 두고 방향을 설정한다면, 이번 통합은 단순한 행정 변화가 아니라 장애인체육의 새로운 도약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의 가치이며, 그 가치의 중심에 장애인체육이 있어야 한다.
광남일보 @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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