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칭찬’과 사회 변화
박봉순 동신대학교 지역협력본부장
입력 : 2026. 01. 08(목)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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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에게 ‘칭찬’하면 떠오르는 글귀가 있다. 바로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다. 칭찬은 상대방에게 자신감과 활력을 주는 개인적 기쁨의 촉매제를 넘어, 사회와 인간관계를 환하게 연결하는 고리로 작용한다. 칭찬은 사람을 움직이고, 그 사람이 다시 사회를 움직이게 하기에 사회 구성 요소의 핵심 장치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어떤 행동이 공동체 내에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근현대 독일의 위대한 문학가이자 철학자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남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칭찬하는 능력은 관계의 품격을 높이는 힘’이라고 말했다. 이는 타인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선언이며, 결국 타인을 칭찬함으로써 자신의 가치까지 고양되는 긍정의 선순환을 의미한다. 질책과 꾸지람이 아닌 포용과 칭찬이 자기의 존재을 더욱 빛나게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직한 행동이 사회적 칭찬을 받을 때 그 행동은 개인의 미덕을 넘어 사회적 규범으로 자리 잡는다. 칭찬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과 경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가장 부드럽고도 강력한 메신저인 셈이다.

사람은 인정을 받을 때 자존감이 높아지고 책임감과 주도적인 성향을 갖게 된다. 칭찬의 토양 위에서 자라난 시민은 수동적인 구성원에 머물지 않고, 일과 봉사 등 다양한 사회적 영역에서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로 거듭난다. 사회는 끊임없는 협력 위에서 존재하지만, 그 협력의 과정에는 늘 갈등이 수반된다. 칭찬은 이러한 갈등의 현장에서 신뢰를 쌓아 문제를 예방하고, 위기의 순간에도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활력소 역할을 한다.

조직이나 사회가 칭찬에 인색하지 않을 때, 굳건한 규칙이나 관습보다 인간적인 ‘관계’가 먼저 작동하게 된다. 물론 사회 질서는 통제와 처벌로도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강제에 의한 질서는 막대한 관리 비용과 상호 불신이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것이 민주사회에서 칭찬이 특히 중요한 이유다. 강압이 아닌 대화와 공감으로 질서를 유지하며 밝은 사회를 만드는 힘이 바로 칭찬에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언어는 조직을 활성화하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만든다, 때로는 적군을 아군으로, 원수를 은인으로 만드는 힘은 비수가 섞인 말 한마디가 아니라, 상대의 가치를 인정하는 칭찬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자기들이 속해있는 소속 정당이나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공격과 악담을 퍼부으며 사익을 취하려는 모습이 만연해 있다. 이러한 극단의 시대에 칭찬이야말로 정치적 갈등과 불신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묘약이 아닐까 생각한다. 칭찬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적 기제다. 칭찬은 법과 제도가 가진 강제력의 한계를 자발성이라는 에너지로 채워주고 변화를 주는 묘약과도 같은 것이다.

또한 칭찬은 사회의 가치관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문화적 매개체다. 어떤 인물과 행동이 공동체의 박수를 받는가는 그 사회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칭찬은 개인의 성장을 돕고 관계의 질을 높이며, 공동체의 신뢰와 규범을 강화함으로써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작은 말 한마디의 긍정성이 모여 사회 전체의 공기를 바꾸는 것이다.

선인들의 가르침을 살펴보면 ‘당근과 채찍’의 비유가 자주 등장한다. 채찍은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원망과 갈등을 낳는다. 반면 인정이라는 ‘당근’은 사회를 더욱 안전하고 탄탄하게 만든다.

과거 DJ정부 시절에 화해와 포용의 정신으로 추진됐던 ‘햇볕 정책’의 따스함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강하고 차가운 바람은 외투를 벗기지 못하지만, 부드럽고 따뜻한 햇볕은 사람의 마음을 열고 쉽게 상대에게 접근하는 양분 같은 긍정의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냉소가 아니라 서로를 치켜 세워주는 칭찬의 문화다. 작은 말 한마디의 긍정성이 모여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이제 비난의 채찍 대신 칭찬이라는 당근을 들어야 할 때다. 칭찬은 개인의 성장을 돕고 공동체의 신뢰를 강화함으로써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숭고한 소통 방식이다.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아낌없이 박수 쳐주는 ‘칭찬하는 사회’를 통해 우리 모두가 칭찬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서로를 춤추게 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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