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책장 모티브…'살아있는 생명’의 메타포
‘꽃의 작가’ 안진의 교수 개인전
내년 2월까지 지스트 오룡아트홀
7.7m에 달하는 대작 등 30여점
입력 : 2025. 11. 26(수)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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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플라워’(interflowe)
‘꽃의 시간-꿈꾸는 책장’
‘꽃의 작가’로 알려진 안진의 작가(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의 개인전이 지난 18일 개막, 내년 2월 27일까지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오룡아트홀에서 ‘정원의 문법’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출품작은 오룡아트홀 1·2층 전면을 가득 메운 공간에는 7.7m에 달하는 대작을 비롯해 총 30여점의 채색화. ‘꽃’과 ‘책장’ 모티브로 자연-인간, 존재-존재 관계의 의미 시각화하고 있는 한편,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상상력의 세계 를 선보인다.

지역의 학생과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미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화려한 색채와 정제된 화면 구성이 어우러진 가운데 관람객들에게 황홀하고도 깊이 있는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초대전 ‘정원의 문법’에서는 ‘꽃’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책장’이라는 모티브가 눈길을 끈다.

작가는 “꽃길을 걷다 책장을 마주하고, 책장을 보다 그 너머에 펼쳐지는 세상을 상상하며, 나의 정원에서 새로운 언어가 피어나길 소망한다. 자연과 사유가 맞닿는 자리에서 꽃은 문장이 되고 문장은 다시 그림이 될 것”이라고 전한다.

꽃과 책장을 함께 다루는 이번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 존재와 존재가 맺는 관계’에 대한 사유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전시 주제는 ‘꽃의 시간’, ‘인터플라워’, ‘꿈꾸는 책장’ 등으로 구성된다.

‘꽃의 시간’은 자연을 대면하며 떠올린 심상의 풍경을, ‘인터플라워’는 도시의 길가 보도블록 틈새에서 피어나는 풀과 꽃을 통해 존재와 관계의 의미를 탐구한 작업을 담고 있다.

‘꿈꾸는 책장’은 실제 작가의 책장에서 출발한 시리즈로, “책장에는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책 너머의 세상이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상상력의 세계를 보인다.

안 작가의 ‘꽃’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에서 피어난 ‘심상의 꽃’으로서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펼친다.

평론가 박옥생씨는 안 작가의 꽃에 대해 “현상계를 초월한 극도의 고감각을 흩뿌리는 사유하는 정신으로의 꽃이다. 신화적이고 상징적인 풍요로운 꽃에서 종교적이고 고귀한 신성한 꽃이자, 다시 그 모든 것들을 뛰어넘는 예술로의 견고한 꽃이 탄생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평론가 김복기씨 또한 안 작가의 꽃을 가리켜 “자기 정체성이 분명하다. 한국 미술계에서 꽃을 그리는 작가는 많지만, 이만큼 조형적 힘과 정신을 보여주는 작품은 흔치 않다”면서 “안 작가의 꽃은 그냥 꽃이 아니라 꽃을 뛰어넘은 꽃이다. ‘살아있는 생명’의 메타포라 표현해야 옳다. 표현의 양식 또한 펄펄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꽃의 시간’
‘꽃의 시간’
안진의 작가는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56회의 개인전과 광주비엔날레,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코리안 아이(Korean Eye), 뉴욕 아트엑스포(Artexpo New York) 등 350여회의 그룹전 및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특별예술가상과 미술세계작가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광주시립미술관·성곡미술관·청와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저서로는 ‘당신의 오늘은 무슨 색입니까’(홍익출판사) 등이 있다.

전시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오는 12월 4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열린다.

한편, 오룡아트홀은 GIST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행사나 회의, 강연, 세미나 등을 위한 다목적 건물인 오룡관의 1·2층 내벽에 조성한 전시 공간으로, 2022년 12월 제1회 초대전을 시작으로 이번 ‘정원의 문법’ 전시까지 총 18회의 전시를 이어오며 연구중심대학 캠퍼스 안의 ‘열린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지역사회와 예술의 감동을 나누는 문화적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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