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아픔 공유…기억과 예술로 하나되다
‘달빛연대프로젝트’ 첫 번째 전시 열려
3일부터 은암미술관서…회화·설치 등
‘대구항쟁예술제’ 연계전·제주 작품도
3일부터 은암미술관서…회화·설치 등
‘대구항쟁예술제’ 연계전·제주 작품도
입력 : 2025. 09. 02(화)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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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 작 ‘코발트’(Cobalt)

생명평화미술행동 홍성담 작 ‘아시아의눈물’
2일 은암미술관에 따르면 타 지역과의 교류를 통해 광주정신을 확산하기 위한 ‘2025 달빛연대프로젝트@광주: 코발트’라는 주제로 한 ‘달빛연대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가 3일부터 27일까지 갖는다. 전시에서는 회화, 조소, 설치, 퍼포먼스, 아카이브, 미디어 등(종합 전시)을 만날 수 있다.
‘달빛연대프로젝트’는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며, 예술을 통해 두 도시의 연대와 공감을 형성하는 프로젝트로, 단순한 문화 교류를 넘어 한국 현대사 속에서 국가 폭력과 민중 저항이라는 공통된 역사를 가진 두 지역이 기억과 예술로 연결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 달빛연대프로젝트@광주’는 광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는 첫 번째 도시 간 예술 교류 프로젝트이며, 향후 지속적인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제주가 동참한 이면에는 향후 지역간 연대의 폭을 넓혀가자는 포석이다.
전시명에 쓰인 ‘코발트’는 코발트 블루 색을 띠는 광물로만 인식하겠지만 사실은 10월항쟁 이후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조명하는 상징적인 단어다. 또한 코발트의 블루 색은 민주주의와 저항의 상징적 색채로서, 변화와 젊음의 상징이며, 순수와 자유를 상징한다. 이 전시는 10월 항쟁과 경산 코발트광산 학살 사건 이후 국가 폭력과 저항의 기억을 소환하며, 자주 독립과 민주주의를 향한 자유 및 인권의 가치를 지향하는 예술 작품들로 규정하고 있다.
10월 항쟁은 해방 이후 미군정 시기 최초의 조직적 민중 항쟁이자, 이후 한국 현대사 주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10월 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며, 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의 은폐된 진실을 공유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 전시의 출품작들은 단순한 역사적 고찰에 그치지 않고, 예술적 언어로 기억을 환기하며, 현대 사회에서 자주와 독립,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다시금 깊이 성찰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전시 전경
주요 출품작으로는 대구 작가 김미련과 광주 작가 김화순의 영상 작품인 ‘분지의 불길’, 제주 작가 강요배의 ‘이인성미술상수상작가전’(대구미술관) 출품작인 ‘코발트’가 선보이고, 제주 작가 양동규와 광주 작가 이세현은 보도연맹 사건과 4·3항쟁, 광주항쟁의 역사적 현장에서 발견한 사물과 풍경, 하성흡과 박성완 작가는 광주와 대구의 역사적 사건과 동시대의 풍경을, 제주 작가 박진희와 광주 작가 주홍은 극적인 시간을 살다간 사람들에 대한 제의적 설치미술과 퍼포먼스를 각각 선보인다.
또 박성우 전상보 전정호 홍성담 홍성민씨 등이 함께 하는 ‘생명평화미술행동’의 9.7m 대작 회화 ‘아시아의 눈물’에서 제국주의 침탈로 고통받아온 아시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제주 작가 박경훈은 동학혁명에서 4·3을 거쳐 빛의 혁명에 이르는 근현대사를 한 폭에 담은 목판화를 출품한다.
전시는 대구로 옮겨 10월항쟁예술제추진위원회의 협력 아래 ‘대구항쟁예술제’ 연계전시로 오는 30일부터 오는 10월 1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전시 컨퍼런스는 5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 기조강연은 강태원씨(역사연구자)가 10월 항쟁 발생과 전개를, 발제1에서는 김준기(전 광주시립미술관장)씨의 ‘학살과 항쟁 사이 평화예술의 길’ 및 양진호씨의 ‘한국근현대사의 트라우마와 예술’을, 토론은 박경훈 최수환 하성흡씨 등이 참여한다.
개막식은 5일 오후 5시이며, 축하공연도 펼쳐진다. 축하공연에서는 개막축하공연을 펼치는 ‘노래모임 새벽광장’이 무대에 올라 광주정신을 대표하는 노래 ‘-광주여 무등산이여’를 비롯해 1960년에 결성한 피학살자유족회의 노래 ‘맹서하는 깃빨’,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의 서사를 다룬 노래 ‘빛의 혁명가’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