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대 순천 도심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 청소년을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1형사부 김진환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20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선고받은 박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43분 순천시 조례동 한 길거리에서 A양(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대성은 범행 이후 흉기를 소지한 채 인근 주점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추가 물색한 점 등을 토대로 살인예비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가 가족과의 불화, 경제적 궁핍 등을 이유로 일면식 없는 여성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과 폭력적인 성향을 갖고 있었던 사실도 파악됐다.

앞선 1심에 대해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불복했고, 박씨 측도 심신미약·사실오인·법리 오해 등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검사는 1심과 마찬가지로 박씨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국민의 안전은 국가 기본 의무다. 10대 여학생이 길을 가다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숨졌다”면서 “피해자 유족의 마음에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판결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A씨의 법률대리인은 ‘박씨를 엄벌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씨는 최후 변론에서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잃었다.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트라우마를 안긴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한편 박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재판은 오는 5월1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