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시를 쓰며 산다는 것은 외로운 일"
등단 40주년 맞은 고재종 시인
시선집 ‘혼자 넘는 시간’ 출간
교과서 수록작 등 150편 수록
연말에 11번째 시집 펴낼 예정
시선집 ‘혼자 넘는 시간’ 출간
교과서 수록작 등 150편 수록
연말에 11번째 시집 펴낼 예정
입력 : 2025. 04. 02(수) 18:43

포즈를 취한 고재종 시인
“평생 시(詩)를 쓰며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잖아요. 독자들에게 보인다는 의미보다는 혼자 자축하는 의미가 먼저였죠. 한 500부 정도 찍어서 주변의 지인들이나 일상 속에서 덕본 사람들에게 보내려고 한 것이 출간 계기가 된 것입니다.”
담양 출생으로 올해 등단 40주년에 돌입한 고재종 시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 지역 대표 시인 중 한명이다. 그가 문학들에서 시선집 ‘혼자 넘는 시간’을 펴냈다. 시제에서 요즘 그가 느끼는 농밀한 고독의 행간을 예측해볼 수 있다. 그는 출간을 밝히는 소회에서 자축의 의미를 들려줬지만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 입장에서 보면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시선집은 그가 그동안 발간한 10권의 시집에 실린 650편 중 150편을 엄선해 묶은 것이다. 대충 묶었다기보다 엄선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고재종 시문학’을 접해온 사람들로부터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도 기울였다. 평론가들이 추천한 작품에서부터 ‘상처의 향기’(중학교) 및 ‘첫사랑’과 ‘세한도’(고등학교) 등 교과서 수록작이나 각종 시험문제로 다뤄진 시편, 언론에서 다룬 시편 등에 이르기까지 이번 시선집 한권에 오롯하게 묶어낸 것이다. 그가 창작해온 시편 중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손색이 없다.
특히 이번 시선집에는 시인이 그동안 발간한 10권의 시집을 출간하면서 신동엽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 조태일문학상 등 유수한 문학상을 두루 수상했는데 그만큼 시의 족적이 깊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번 시선집은 면면한 강물을 이루고 있는 그의 시세계를 만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시선집 2부에 실린 시 ‘첫사랑’이나 4부에 수록된 ‘날랜 사랑’은 그의 시문학 중 사랑을 주제로 한 대표작들로 대중들에 널리 회자되는 작품들이다.
시인은 ‘첫사랑’에서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마침내 피워 낸 저 황홀 보아라//봄이면 가지는 그 한번 덴 자리에/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고 노래한다.
또 시 ‘날랜 사랑’에서 ‘얼음 풀린 냇가/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은피라미떼 보아라/산란기 맞아/얼마나 좋으면/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봄햇발 튀는구나//오호, 흐린 세월의 늪 헤쳐/깨끗한 사랑 하나 닦아 세울/날랜 연인아 연인들아’라고 읊는다.
이처럼 그의 시편들은 자연과의 그윽한 만남을 관조하면서 생명과 살아있음에 대한 찬가가 두드러지고, 아울러 생태문제와 동양적 정신의 세계 및 우주적 사유, 존재론적 사유 등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시적 스펙트럼을 넓혀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시선집 출간 이후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렇게 많은 수려한 시를 발표했으면서 여전히 대표작을 만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제가 마음에 드는 대표시를 아직 쓰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어떠 시든 대표시로 거론할 만한 시는 없다고 봅니다. 문학인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중요시 한편을 쓰는 거죠.”
고 시인의 시에 대해 신철규 시인은 “이번 시선집은 시간을 잊게 하면서 오히려 시간이 넓어지는 때이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를 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것은 초월이 아니라 포월이다. 그의 눈과 귀에 들어오는 것은 강, 새, 나무, 풀, 풀벌레, 고양이, 나비와 같은 흔한 자연물의 생동이다. 그것은 단순한 눈부심과 고요한 찬란함으로 그윽하게 빛난다”고 했으며, 최진석 시인은 “고독한 길녘의 시학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산책자가 산책을 마치지 않았고, 시인이 작품에 마침표를 찍지 않은 까닭이다. 또 다른 길을 열어가는, 한 시의 노래를 결코 그칠 수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동료문인들이 주축이 된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주도해 벌이고 있는 릴레이 탄핵 파면 촉구 릴레이 시위 중 4일 헌재의 탄핵선고기일이 확정된 가운데 비상계엄에 대한 생각을 잊지 않았다. 그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다들 눈을 뜨고 있는데 비상계엄을 선언하는 게 너무 황당했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처음에는 장난하고 농담하는 줄 알았다. 대명 천지에 비상계엄이라니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계획을 묻자 다음 시집 출간과 함께 ‘소설 공부하기’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연말에 11번째 시집을 펴내고 싶습니다. 또 시를 써 왔지만 제가 보기에 시로 무언가를 이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소설을 손대지 못했죠. 앞으로 여력이 되면 소설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담양 출생으로 올해 등단 40주년에 돌입한 고재종 시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 지역 대표 시인 중 한명이다. 그가 문학들에서 시선집 ‘혼자 넘는 시간’을 펴냈다. 시제에서 요즘 그가 느끼는 농밀한 고독의 행간을 예측해볼 수 있다. 그는 출간을 밝히는 소회에서 자축의 의미를 들려줬지만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 입장에서 보면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시선집은 그가 그동안 발간한 10권의 시집에 실린 650편 중 150편을 엄선해 묶은 것이다. 대충 묶었다기보다 엄선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고재종 시문학’을 접해온 사람들로부터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도 기울였다. 평론가들이 추천한 작품에서부터 ‘상처의 향기’(중학교) 및 ‘첫사랑’과 ‘세한도’(고등학교) 등 교과서 수록작이나 각종 시험문제로 다뤄진 시편, 언론에서 다룬 시편 등에 이르기까지 이번 시선집 한권에 오롯하게 묶어낸 것이다. 그가 창작해온 시편 중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손색이 없다.
특히 이번 시선집에는 시인이 그동안 발간한 10권의 시집을 출간하면서 신동엽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 조태일문학상 등 유수한 문학상을 두루 수상했는데 그만큼 시의 족적이 깊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번 시선집은 면면한 강물을 이루고 있는 그의 시세계를 만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시선집 2부에 실린 시 ‘첫사랑’이나 4부에 수록된 ‘날랜 사랑’은 그의 시문학 중 사랑을 주제로 한 대표작들로 대중들에 널리 회자되는 작품들이다.

독서 중인 고재종 시인
또 시 ‘날랜 사랑’에서 ‘얼음 풀린 냇가/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은피라미떼 보아라/산란기 맞아/얼마나 좋으면/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봄햇발 튀는구나//오호, 흐린 세월의 늪 헤쳐/깨끗한 사랑 하나 닦아 세울/날랜 연인아 연인들아’라고 읊는다.
이처럼 그의 시편들은 자연과의 그윽한 만남을 관조하면서 생명과 살아있음에 대한 찬가가 두드러지고, 아울러 생태문제와 동양적 정신의 세계 및 우주적 사유, 존재론적 사유 등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시적 스펙트럼을 넓혀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시선집 출간 이후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렇게 많은 수려한 시를 발표했으면서 여전히 대표작을 만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제가 마음에 드는 대표시를 아직 쓰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어떠 시든 대표시로 거론할 만한 시는 없다고 봅니다. 문학인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중요시 한편을 쓰는 거죠.”

시선집 표지
그는 동료문인들이 주축이 된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주도해 벌이고 있는 릴레이 탄핵 파면 촉구 릴레이 시위 중 4일 헌재의 탄핵선고기일이 확정된 가운데 비상계엄에 대한 생각을 잊지 않았다. 그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다들 눈을 뜨고 있는데 비상계엄을 선언하는 게 너무 황당했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처음에는 장난하고 농담하는 줄 알았다. 대명 천지에 비상계엄이라니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계획을 묻자 다음 시집 출간과 함께 ‘소설 공부하기’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연말에 11번째 시집을 펴내고 싶습니다. 또 시를 써 왔지만 제가 보기에 시로 무언가를 이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소설을 손대지 못했죠. 앞으로 여력이 되면 소설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