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호국영웅 유해, 72년 만에 아들 품으로
국방부 유해발굴단·동구, 고 김영기 하사 귀환 행사
DNA 일치…아들 김성록 "생전에 모실 수 있어 기뻐"
입력 : 2025. 04. 01(화) 18:14
광주 동구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일 고 김영기 하사의 아들 김성록씨의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한행사를 개최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아버지를 모실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1950년 6·25전쟁 중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웅이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1일 광주 동구 등에 따르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노력 끝에 신원이 확인된 고 김영기 하사의 유해가 유가족이 있는 동구 학운동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주관한 호국 영웅 귀환 행사는 동구 학운동 유가족의 자택에서 신원확인 통지서 전달, 6·25전쟁 참전기장 수여, 호국의 얼 함 전달, 헌화·묵념, 포상금·위문품 전달, 참전 경로, 유해 발굴 지점 소개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고 김영기 하사의 아들 김성록씨(73), 며느리 이애란씨(71·여)를 비롯해 임택 동구청장,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김종필 8사단 주임원사, 김동희 31사단 대대장 등이 참석했다.

1931년 5월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난 고 김영기 하사는 부인과 갓난아기인 아들(김성록씨)을 남겨둔 채 1953년 1월12일 국군 제8사단 소속으로 입대해 6·25전쟁에 참전했다.

김 하사는 1953년 7월 13~19일 강원 철원 일대에서 벌어진 ‘금성지구 전투’에 참전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유해는 유해발굴감식단의 유해 발굴 사업이 시작된 첫해인 2000년 9월 강원 철원군 근동면 일대에서 발굴됐다.

김성록씨(73)가 2015년 1월 DNA 시료 채취를 한 뒤 올해 2월 DNA와 대조 작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오랜 세월 동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그는 이제 아들과 함께 영면할 수 있게 됐다.

광주 동구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일 고 김영기 하사의 아들 김성록씨의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한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오른쪽)이 고 김영기 하사의 아들 김성록씨에게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를 전달하는 모습.


고 김 하사의 유해는 국방부와 논의를 거쳐 대전 국립현충원 묘역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성록씨는 “DNA를 채취한 지 10년이 지나 마음을 비웠는데, 아버지 유해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됐다”며 “생전에 아버지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 국방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임택 청장과 이근원 단장은 호국 정신에 대해 감사함을 표시했다.

임택 청장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통해 찾은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며 “동구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진행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근원 단장은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개인의 목숨을 담보로 전장에 나서도록 명령하는 것이 국가의 권리라면, 전쟁이 종식됐을 때 그분을 모셔 와 국가의 이름으로 선양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을 잊지 않고 끝까지 가족의 품으로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성지구 전투는 6·25 전쟁에서 최후의 전투로 더 잘 알려졌다. 금성지구 전투 전적비는 1957년 7월15일 육군 제3·6·8·11·수도사단이 건립했으며, 현재는 육군 승리부대가 관리하고 있다. 매년 6월 국군장병들의 공적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거행된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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