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시민아파트를 들불야학 열사 추모 공간으로"
광주 서구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조합 정비계획안 제출
입력 : 2025. 03. 26(수) 18:36
광주 노동야학의 무대이자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흔적을 간직한 공간인 서구 광천시민아파트를 ‘들불야학’ 열사들을 추모하고, 광주 발전사를 보존하는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26일 서구 등에 따르면 광주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조합은 최근 광천시민아파트 나동에 대한 리모델링 방안과 층별 공간 배치 계획을 마련해 서구에 제출했다.

지난 2월25일부터 이달 24일까지 관련 계획안에 대한 주민 공람이 이뤄졌다.

조합은 계획안에 △들불야학의 정신을 구현하는 시민아파트 △1980년대 광주시민의 삶이 깃든 시민아파트 △현재와 역사가 함께하는 시민아파트 △광주를 잇는 5·18역사가 담긴 시민아파트 등을 주제로 한 정비계획을 제안했다.

세부적으로 1층은 현장 보존과 리모델링을 거쳐 ‘들불야학 7열사’를 기리는 공간을 마련하고, 윤상원 열사의 집을 모형으로 재현한다.

2층에는 들불야학 교실을 재현하고, 5·18 당시 들불야학에서 만들었던 ‘투사회보’ 전시공간과 함께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1층 한쪽에는 광천산업단지와 시민아파트의 역사를 기록한 공간도 마련한다.

나동 주변에는 빛고을 광주를 밝힌 작은 불씨를 기억한다는 의미를 담은 역사공원 조성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역사공원은 잔디전시관, 기억의 연못, 메모리얼 가든 등 민주열사에 대한 추모와 배움의 공간과 소나무 언덕, 산책로 등 자연 속에서 치유 받는 힐링 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서구는 접수한 정비사업 변경안을 다음 달 중 광주시에 입안해 최종 확정하고 광천시민아파트 4자협의체와 함께 구체적인 계획을 구상할 방침이다.

서구 관계자는 “광천시민아파트 정비사업 변경안은 조합에서 제안한 사항으로 조만간 광주시 입안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며 “역사·문화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은 만큼 시민들에게 그 가치를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들불야학은 1978~1981년 광주·전남지역 노동자들에게 지식과 노동의식을 가르쳤고, 5·18민주화운동 때는 통제된 언론과 방송을 대신해 ‘투사회보’를 발간했다.

당시 들불야학 강사들은 5·18항쟁 주요 지도부로 활동했으며, 민주화운동 전후로 숨진 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 박효선 등 7인은 ‘들불야학 7열사’로 꼽힌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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