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준 작가는 중국 베이징 소재 중앙미술학원 100년 역사에 첫 외국인 수석이라는 기록을 세운 장본인이자 프랑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트램’ 연작으로 국내외에 일정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정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화두로 트램에 북극곰이 오르는 모습을 통해 갈수록 파괴돼가는 환경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에는 많은 화가들이 환경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하지만 대개 진중하고 딱딱한 환경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들 작가의 작품들은 일반 풍경화인지,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관람을 할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 많은 데 반해, 장 작가의 작품들은 자기만의 독창작 메시지가 특징이다.
심각한 대기오염이나 기후위기, 과도한 소비문화 등 정 작가의 환경에 대한 메시지는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좋아할 만한 그림들로 평가된다. 여기다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해 누구나 부담없이 좋아할 수 있는 이미지가 제시, 더 설득력을 얻는다는 반응이다.
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되, 대중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작업을 펼치는 점이 산업은행이 정 작가와 콜라보에 나선 이유로 보인다.
 |
| 캘린더 1월호에 수록된 작품 ‘THE LOST POLAR BEAR’. |
 |
| 산업은행 2025년 달력 표지(11월호 수록작 ‘HEY BROTHER! LOOK!OVER THERE!’) |
산업은행은 이를 통해 일반 벽걸이 8만부와 탁상용 13만부를 제작했다.
먼저 1월호에는 작품 ‘THE LOST POLAR BEAR’(65×45㎝, 2014년 작)가 실렸다. 이 작품은 지구 온난화로 서식지를 잃어버린 북극곰과 펭귄이 북극을 떠나 절박함 속에서도 더 나은 미래와 희망을 찾아 떠나려 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또 2월호에는 작품 ‘빙산을 찾아서’(30×40㎝, 2013년 작)가 수록됐다. 이 작품은 밝은 목도리의 북극곰과 펭귄이 위기 속에서도 오토바이를 타고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빙산을 찾아 여정을 떠난다는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다.
정 작가는 SNS에서 작품 같은 것이 소개되는 것이 굉장히 일회적이고 사치적인데 반해, 달력에 작품이 실리는 것은 매달 제 작품이 달력 이용자들을 망라해 불특정 다수에게 선보이는 것이어서 작가가 갖는 생각과 작품의 메시지를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고 꼽았다. 캘린더 작업은 다른 예술활동과 달리 작가와 작품을 홍보하는데 유용한 도구라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
| 1월호 |
 |
| 정성준 작가 |
이어 정 작가는 소감을 통해 “환경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들도 많은데 국책은행과의 콜라보에 제가 선택됐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면서 “지역에서는 후배들에게 지역작가가 큰 국책은행에서 콜라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작가의 캘린더는 전국 산업은행 지점에서 받아볼 수 있으며, 2월에는 산업은행 로비에서 작은 전시회와 캘린더 사인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2002년 처음 문을 연 한국 최초의 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9.4~9.8 코엑스) 전시에 2019년부터 소속작가로 활동을 해온 아뜰리에 아키의 소속 작가로 4점을 출품해 3점을 판매, 아쉽게 솔드아웃을 놓쳤던 작가는 올해 그동안 개인적 사정으로 미뤄왔던 북경 개인 전시(10회째)를 오는 8월 중 798예술특구 소재 작자화랑에서 열기로 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