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각 기관과 사회·종교단체, 유통업체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내는 온정의 손길이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있다.

2일 전남도자원봉사센터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자원봉사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다양한 맞춤형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참사 당일부터 희생자 가족들이 임시로 머무는 공항청사 1·2층에서 185개 기관·단체·기업이 보내온 생수와 김밥, 빵, 컵라면, 과일 등 간식 등을 24시간 지원하고 있다.

식사 지원은 물론 공항 내부 청소까지 도맡고 있다.

무안공항 관리동 2층 구내식당에서는 광주·전남여성농민회를 비롯한 각 단체들이 수백 명분의 식사를 번갈아가며 무료로 배식하고 있으며 대한적십자사 광주지부는 이동샤워차량으로 희생자 가족의 목욕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 전북자원봉사센터와 구세군, 사랑의열매 등은 봉사 차량을 끌고 현장을 찾아 가족들 지원에 나섰고, 여수시 등 지역 새마을회 회원들은 공항 안팎을 돌며 쓰레기를 치우고 화장실 청소 등을 돕고 있다.

종교단체들도 공항 내·외부 등에서 식사와 간식류, 칫솔, 치약, 위생물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목포대학교는 학생 기숙사를 유가족에게 숙소로 제공하고 있고, 참사 현장 인근의 일부 펜션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이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대한민국 16대 조리명장’ 안유성 셰프는 사고 발생 직후 김밥 200줄을 준비해 현장을 찾았다. 새해 첫날에도 전복죽 1000인분, 김밥 200인분, 샌드위치 200인분을 준비해 유가족에 제공했다.

베비에르 과자점을 운영 중인 마옥철 명장도 ‘마왕파이’ 300박스를 가져와 희생자 가족들의 헛헛한 빈속을 달래는데 힘을 보탰다.

광주 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정주아씨(65·여)는 조카 친구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음식을 준비해 무안공항을 찾았다.

가족과 지인을 잃은 슬픔에 빠진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운을 북돋기 위해 나선 걸음을 옮긴 것이다.

전미용 광주 북구의원은 참사 첫날부터 현장을 찾아 밤을 지새우며 희생자 가족들의 곁을 지키고 있다.

특히 사고 직후 희생자 가족의 대표 번호를 취합하는 봉사활동을 펼쳤고, 이들의 원활한 소통과 연락을 위한 단톡방을 만드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유가족에 대한 식사와 생필품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으로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참사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전국적인 후원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처음 나타난 익명 선결제가 무안공항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30일부터 무안공항 내 카페에는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여러 단체가 차례로 ‘선결제’를 했다. 카페에는 ‘선결제하신 분이 있습니다. 오셔서 드시길 바랍니다’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있기도 했다.

유가족을 위한 의료·심리 지원 체계도 가동되고 있다.

119소방심리지원센터와 국립나주병원 호남권트라우마센터,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은 유가족과 재난구호요원 등의 심리회복, 법률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대 대학생 김민성씨는 “희생자 중 가족의 지인이 있다. 불의의 사고로 가족과 지인을 잃은 분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자원봉사를 신청했다”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 유가족들과 함께할 생각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