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 의원은 공공기관이 의무적으로 임원 채용서류를 보관해 필요하면 언제라도 전문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고, 임원에게 공정한 인사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하는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일반기업의 경우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채용 시 서류를 3년간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기업보다 임용의 공정성이 더 높아야 할 공공기관의 임원 채용서류가 그동안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 기관에서 파기가 이뤄져 왔다.

최근 수서발 고속철을 운영하는 에스알(SRT 운영사)의 경우 철도경영에 대한 아무런 지식과 경험이 없는 대통령 경호처 출신이 고위 임원으로 임용되거나, 사외이사 역할을 맡아 준법경영을 감시해야 할 비상임이사에 탈북자지원단체 출신이 임용되는 등 낙하산 인사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국정감사 자료 요구에서 임용 당시 ‘직무기술서’ 등 이들의 전문성을 검증할 수 있는 서류가 모두 폐기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이 외에도 토목공학을 전공자로 금융 경력은 전혀 없는데도 금융기관 감사로 임용돼 사회적 논란이 된 ‘김대남 전 행정관’ 사건처럼 공익적 성격이 강해 공정 채용에 더욱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들이 채용 서류조차 보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민간 기업도 합격자 채용 서류를 몇 년씩 보관하는데, 공공기관의 임원 채용 서류가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공공기관의 임원은 집권자와 철학을 같이하는 편이 도움된다는 관행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최소한 전문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증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전리품 나눠주듯이 공공기관의 임원에 채우는 낡은 폐습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며 “앞으로 전문성 검증에 자신 없으면 아예 지원하지 말라는 것이 이 법의 취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