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가운데 ‘만능할인쿠폰’으로 불리는 수험표 불법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타인의 수험표를 사용하는 것은 사기죄가 성립되기 때문에 한순간에 범죄자가 될 수 있는 데다 개인정보 도용 등 범죄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 따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난 14일부터 수험표, 수능샤프 등을 판매한다는 글이 게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오후 중고거래를 하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는 ‘수능 수험표 구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겨울철 패딩을 사고자 하는데 수험번호만 있으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3000원에 수험표를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한 오픈채팅방에서도 ‘수험표 사진 삽니당’ 등의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매년 수험표 중고 거래가 이뤄지는 이유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다양한 할인혜택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시는 다음달까지 순천만 국가정원, 순천만 습지, 낙안읍성, 뿌리 깊은 나무 박물관, 드라마 촬영장 등 관광지 5곳을 지역 수험생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나주시는 수험생을 위한 무료 스케일링을 12월까지 진행한다.

진도 녹진 관광지 진도타워와 해남 우수영 관광지를 연결하는 명량해상케이블카는 수험생과 그 가족에게 ‘반값’ 혜택을 제공한다.

유통업계에서도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의료와 잡화 등을 최대 30% 할인하거나 사은품을 증정하고 있다. 충장로 등 다양한 핸드폰 판매점, 의류전문점, 화장품점, 미용실, 카페 등에서도 특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런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수험표’가 필수다. 수험표 하나로 다양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보니 이를 사고 파는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구매한 수험표로 할인혜택을 받거나 경품에 응모하는 경우, 수험표 구매자뿐 아니라 판매자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형법 제347조(사기) 1항에는 사람을 속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처벌한다.

즉, 수험생이 아닌 사람이 수험표를 제시하는 행위는 상대방에게 자신이 수험생인 것처럼 속여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라고 볼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이밖에도 공문서 위조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만일 수험표를 구입한 후 사진을 변경·사용할 경우에는 형법 제225조(공문서등의 위조·변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더욱이 전문가들도 수험표에 적힌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병곤 남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험표를 구입한 이들이 사진을 바꿔 사용할 경우 형법상 공문서위조에 해당되며, 타인의 수험표를 위조해 이익을 취하는 것 역시 사기죄로 적용된다”며 “수험표에는 사진, 주민등록번호가 있어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