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난 8일 국회도서관에서 지방체육회 재정 안정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전라남도체육회를 이끌어가는 수장으로서 뜨거운 관심을 갖고 한걸음에 토론회에 참석했다.

현재의 문제점과 다양한 해결책 등에 공감되었다. 다만, 이론적 해법이 아닌, 실제로 이어져야 한다는 무거운 숙제를 받아들었다.

2024년도는 한국체육사의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해로 평가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33회 하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역대 최소 규모로 참가하여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 획득(금 13, 은 9, 동 10개) 타이기록을 세웠다.

우리 전남 소속 출신 선수들도 10명이 참가하여 금 2, 은 4, 동 1개로 큰 힘을 보탰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회에서 다시 한번 스포츠강국의 면모를 세계에 알렸다.

한국체육은 100년이 넘는 역사에 정부에서는 체육 선진화를 위해 최근 3번의 개혁을 실시했다.

첫 번째는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하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체육을 이끌어가는 단체가 탄생했다. 이 통합을 통해 스포츠 시스템 선진화의 첫 걸음을 떼고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공존하여 상생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전문체육 선수를 발굴하고, 전문체육의 은퇴선수는 생활체육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칠 수 있는 등 선순환 구조의 발판이 마련됐다.

2번째는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스포츠의 정치적 이용 금지를 위해 2020년 1월, 전국 245개의 지방체육회(시·도체육회 17, 시·군·구체육회 228개)가 민선 체육회장 시대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는 체육정책 및 행정주체가 관(官) 주도에서 민간중심 체육단체의 자율권과 독립성을 강화시키는 의미를 두었다.

하지만, 지방체육회가 민간중심으로 자율성과 독립성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충족해야 하는데, 그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2021년 6월 지방체육회의 법정 법인화 법률이 시행되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3번째 개혁이었다.

지방체육회의 법정법인화를 통해 우리 시·도(시·군·구)체육회는 기존 임의단체의 신분에서 법정 법인단체로서 지위가 상승했고, 독립성과 위상 강화, 안정적 재원 확보의 근거가 법과 조례에 명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내용만 보면, 지방체육회는 점점 독립된 단체로서 자율성을 강화한 안정적인 단체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재정 불안정으로 인하여 자치행정과 자율성이 확보되지 못했다.

2023년도 지방체육회 예산 현황을 보면, 경기도(31개 시·군)가 1천6백억원, 서울(25개 자치구)이 931억원, 전남(22개 시·군)이 681억원이다. 이 예산은 시·도와 산하 시·군·구까지 포함된 예산이다.

전국 245개의 시·도 및 시·군·구체육회의 예산을 합치면 약 1조1천억원이 넘는 예산으로 많은 금액으로 보이지만, 체육예산의 자립도는 17개 시·도 평균 6.67%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우리 전남도는 자체예산 비중이 4.77%로 전국 평균을 밑돈다, 이는 전체 예산 중 기금사업비를 제외하고 약 80~90%가 지방비로서 재정적으로 지자체에 종속되어 있다는 뜻이다.

또한,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시, 지방교부세가 축소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도(시·군·구)에서는 체육 예산 편성에 큰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는 현실적으로 지방체육회의 민선 회장을 선출한 취지가 퇴색되고, 정치와 분리되어야 하는 체육이 지자체의 선택적 예산 지원 및 보복과 행정의 폐단으로 종속될 것이 우려된다.

결국 재정이 안정되지 않으면 시·도민, 시·군·구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지방체육회는 원활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다.

지방체육회의 법정 법인화가 추진되고 현재까지 이어져오면서, 지방체육회의 재정 안정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은 이미 우리 체육인들이 4년째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국가 예산의 0.004%인 체육예산을 1%까지 확대하고, 체육진흥기금을 사용하여 지방체육회가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지방비 확보를 위하여 지자체마다 서로 다른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아닌,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령으로 운영 기준을 상세히 제시하여 내국세의 20.79%에 해당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사용 근거를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국가는 한국체육의 선진화를 위해 3번의 큰 개혁을 실시했다. 우리 체육인들은 그 개혁에 동참하며 발전된 한국체육을 위해 힘써 왔다.

하지만, 현실적인 재정 안정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체육 선진화의 개혁 완수가 불가능할 것이다.

내년 1월 14일 한국체육을 이끌어가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한국 체육의 주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힘을 모아 지방체육회의 열악한 재정 여건의 개선을 위해 국가 체육 예산을 확대하고 지방비 확보를 보장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수립해주길 기대한다.

결과적으로, 국가가 끌고나간 체육 정책이었던만큼 지방체육회의 진정한 독립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국가가 재정 안정 역시 책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