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로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가구마다 전기요금 폭탄을 맞게 됐다고 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363kWh로 전년 동월 대비 9% 증가했다.

이에 따른 8월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전년 대비 13%(7520원) 오르게 됐다. 최종 사용량 등을 반영한 실제 전기요금은 이달 말 확정돼 고지될 예정이나 가구마다 평균 지난해보다 10% 이상 전기요금을 더 내야할 판이다.

주택 전기요금 인상 폭이 사용량 증가 폭보다 큰 것은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여름(7∼8월) 전기요금 체계는 가정용의 경우 ‘300kWh 이하’, ‘300∼450kWh’, ‘450kWh 초과’ 등 3단계로 구간을 나눠 많이 쓸수록 요금이 불어나고 기본요금도 달리 적용한다.

지난달 전기 사용량 증가는 한 달 내내 이어진 폭염 수요에 따른 것이다. 그만큼 올 여름이 무더웠다는 얘기다.

실제 기상청이 발표한 올해 8월 폭염일수는 16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열대야 일수도 11.3일로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평균 최대 전력수요도 작년 동기(82.7GW)보다 6.1% 증가한 87.8G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기요금이 준 가구도 23%나 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무더위 속에서도 냉방기기를 틀지 않고 버티는 시민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얼마나 불황이 심했으면 전기요금이라도 아끼려는 서민들이 많았을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전은 취약계층의 전기요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특히 여름철 복지할인 한도를 최대 2만원까지 확대하고, 지난해 1월과 5월 요금 인상분 적용을 유예해 연간 1조원 규모를 지원하고 있다.

무더위가 서민들의 가계부까지 압박하고 있다. 여름철 요금 인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를 더디게 할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