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등학교 검정교과서의 여수·순천 10·19 사건 기술에 ‘반란’이란 단어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과서 검정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 갑)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검정을 합격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9종 중에서 5종이 여수·순천 10·19 사건 부분에 ‘반란’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각 교과서 전시본을 살펴보면, A발행사는 ‘반군’과 ‘반란 폭도’ 단어를 사용했다. B발행사는 ‘반란 세력’, ‘반군’, ‘반란 가담자’, ‘반란 가담 혐의자’라고 표현했다. C발행사는 ‘반란군’과 ‘반란 세력’ 용어를 사용하며, 사진 설명에는 ‘반란 행위 가담자들’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D발행사는 ‘반군’, E발행사는 ‘반란군’과 ‘반란 가담자’ 용어를 사용했다.

다른 4개 발행사의 교과서에는 반란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법률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반란이란 단어를 교과서에 사용한 것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윤석열 정부는 왜곡된 역사 교과서의 검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실제 현행 특별법은 반란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2021년 제정돼 2022년 시행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약칭 ‘여순사건법’)에 해당 단어들은 없다. 혼란과 무력 충돌, 이의 진압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에 없는 표현이 교과서 전시본에 실린 것이다.

여순사건은 좌·우익이 극단으로 대립한 시대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이로 인한 민간인들의 패해가 얼마나 컸던가.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사건을 한쪽 편에 서서 반란으로 규정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다.

여순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은 진상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작성기획단’에 극우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진실규명을 막고 2차 가해를 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 교과서까지 극우적 시각에서 왜곡을 일삼는다면 진실 규명은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왜곡 기술된 역사 교과서 검정을 철회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여순사건에 대한 온전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오는 10월 5일 마감되는 조사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