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릴 적, 가을이 되면 전교생과 마을 주민이 한자리에 모이는 운동회가 열렸다.

푸른 하늘 아래 아이들은 청·백팀으로 나뉘어 게임을 하고, 어른들은 돗자리에 앉아 집에서 준비해 온 음식들을 서로 나눠 먹었다. 그래서 운동회날은 마을 잔칫날이었고 어른, 아이 모두 설레는 날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로 인해 운동회 풍경이 바뀌고 있다.

운동장이 아닌 실내 체육관이나 다목적 강당으로 장소가 바뀌었고, 친목을 다지는 계주 경기를 대신해 개인 실내 놀이로 바뀌었다.

전교생이 함께 하던 운동회는 학년별로 진행하는 운동회로 축소돼 만국기가 흩날리던 푸른 하늘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99%가 미세먼지 등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으며, 67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한다고 한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대기오염은 인류뿐 아니라 지구 전체의 온난화를 가속화해 ‘기후 위기의 불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상승, 자동차 등록 대수 증가 등으로 이산화질소(NO2), 오존(O3) 농도의 개선이 더딘 실정이다.

오존의 경우 0.12ppm 이상이면 주의보, 0.3ppm 이상이면 경보가 발령되는데, 전국 연도별 오존 주의보 발령 횟수가 지난 2013년 158회에서 지난 2022년 406회로 1.6배 증가하며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2019년 12월 우리 국민과 정부가 UN에 ’푸른 하늘의 날‘ 지정을 제안했다. 2020년부터 매년 9월 7일을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푸른 하늘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대기오염의 경각심을 높이고 대기질 개선을 위해 2020년 4월부터 수도권 대기질 개선대책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대기관리권역법’을 제정·시행했다.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 기여율 및 배출량 기준 80% 이상에 해당하는 지역 3개 권역을 추가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산화질소, 오존 등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는 대형 사업장인 14개 총량관리 사업장과 2023년 6월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 저감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사업장은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저감 목표와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청정연료 사용, 방지시설 교체 등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에는 방지시설 설치, 사물인터넷(IoT) 부착 사업 등을 국비로 지원해 대기오염물질 관리를 강화했다. 이동측정차량, 드론 등 첨단감시장비를 활용해 불법 배출 의심 사업장을 감시하고 비산먼지 발생사업장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생활주변 오염원 관리를 위해 올해 약 480억원을 지원한다. 무공해차 보급, 노후 경유차량 폐차 지원, 운행차량 DPF 부착, 수소충전소 구축 등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사업, 냉·난방기의 가스열펌프 저감장치 부착 사업 등 생활 주변의 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올해 UN 주제는 “푸른 하늘에 투자하세요(INVEST in #Clean Air Now)”이다.

환경부에서는 “맑은 공기를 위해, 나부터! 지금부터!”라는 슬로건으로 모두가 푸른 하늘을 위해 일상 속 실천에 동참해주기를 요청하고 있다.

대기의 건강을 상징하는 푸른 하늘을 위해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폐기물 배출을 줄여 소각량 줄이기, 적정 실내온도 유지하기 등 푸른하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