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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편소설 ‘옌안의 노래’ |
2020년 광남일보 평론 부문 당선자인 심영의씨가 여순항쟁과 부마항쟁, 5·18민중항쟁 등 국가가 폭력을 행사한 날을 대상으로 진실을 밝히면서 또 다시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을 투영한 소설집과 항일독립운동가였으나 스무살 때 중국으로 넘어가 의열단 소속으로 독립운동을 펼쳤던 것은 도외시하고 공산당 활동만 붙잡아 매도되는 정율성 선생의 삶과 정신을 추적한 장편소설을 펴낸 가운데 밝힌 소감이다.
심 작가는 두번째 소설집 ‘그날들’과 세번째 장편소설 ‘옌안의 노래’를 잇따라 푸른사상에서 최근 펴냈다.
먼저 소설집 ‘그날들’은 현대사의 비극을 그린 다섯 편의 단편소설과 함께 고려 몽골 침략기의 삼별초 항쟁을 조망한 중편소설이 수록됐다. 작가는 시대의 파란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소설로 끌어안으며 그날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오늘의 역사로 되살리고 있다. 이 소설집에 수록한 여섯 편의 소설 중 다섯 편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조망하고 있는 작품들이며, 맨 마지막에 수록한 중편소설 ‘그 밤의 붉은 꽃’은 고려 몽골 침략기의 삼별초 항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소설집에 실린 중·단편 모두 우리 역사의 가장 고통스러운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설집 제호를 ‘그날들’로 정한 데 대해 작가는 누군가는 잊기를 바라지만 누군가에게는 잊히지 않는 비극적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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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론가 겸 소설가 심영의 |
앞에서 소개했듯 중편소설 ‘그 밤의 붉은 꽃’은 고려 몽골 침략기의 삼별초 항쟁을 소재로 했으나 관심은 명분이 어떠하든 전란 속에서 그것을 감당해야 했던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장편소설 ‘옌안의 노래’는 뛰어난 음악가이자 불굴의 항일 전사인 정율성의 일대기를 소설로 형상화하고 있다. 근래 들어 이데올로기 틀에 가둬두려는 보수 우파들의 책동이 준동하는 가운데 출간된 이 장편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끝까지 투쟁했던 의열단 출신의 항일지사이자 중국인들이 열광한 음악가였던 정율성의 삶과 예술정신을 유추할 수 있다. 정율성은 불굴의 항일 전사였고, 뛰어난 음악가였지만 정권이 우파로 바뀌면서 끊임없이 그를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며 깎아내리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소설은 정율성이 음악사에 갖는 지점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 전망이다.
작가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억압에 맞서 투쟁했던 항일운동가들이 그 시절 불가피하게 공산주의자가 되거나 그들과 손잡았다는 이유로 배척되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썼다”면서 “옌안에서는 ‘중국인민해방군가’를, 평양에서는 ‘조선인민군행진곡’을 작곡했다. 하지만 그는 김일성과 마오쩌둥의 교조주의, 개인 숭배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항일정신을 폄훼하고 식민지근대화론을 옹호해서야 되겠냐”고 말했다.
소설가 겸 평론가, 인문학자. 오월문학연구가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저자 심영의씨는 전남대 국문과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하고 ‘5·18민중항쟁 소설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4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및 2020년 광남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장편소설 ‘사랑의 흔적’과 ‘오늘의 기분’, 평론집 ‘소설적 상상력과 젠더 정치학’ 및 ‘5·18, 그리고 아포리아’ 등 총 15권의 저서를 펴냈으며 2023년 제2회 광주 박선홍 학술상을 수상했고, 오랫동안 전남대 인문대학 등 대학 안팎에서 인문학을 강의하며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