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특별검사법이 4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방적 의사 진행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찬성표를 던진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표결에 불참했다.

채상병특검법은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총 투표수 190표 중에서 찬성 189표, 반대 1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3일부터 24시간 동안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참여해 특검법 저지에 나섰다가 필리버스터 종료 동의 표결에 항의해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은 이후 정부로 이송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유력해 국회로 재송부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추진한 채상병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당시 국회로 되돌아온 채 상병 특검법은 재표결 기준(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에 이르지 못해 폐기됐다.

채상병특검법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작전에 투입됐던 해병대원이 순직한 사건에 대해 대통령실 등 정부 차원의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날 특검법 표결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나 ‘토론 종결 동의’ 표결을 위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의 발언을 중단시키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앞으로 몰려나와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난 뒤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강제 종료할 수 있다.

곽 의원이 우 의장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토론을 이어가자 우 의장은 곽 의원의 마이크를 끄라고 지시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상 앞으로 몰려들어 “왜 토론을 끊느냐”, “현재 토론하고 있는 의원의 발언 시간은 보장해야 한다”고 따졌다.

한 시간가량 실랑이 끝에 토론 종결 동의 표결이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빠져나와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5일 예정된 제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에도 국회 개원식 불참을 요청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 분풀이하듯이 ‘윽박의 장’으로 만든 더불어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반성 없이는, 22대 국회 개원식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여당이 없는 개원식에 대통령을 초청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며 “여당은 국회 개원식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마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실은 “5일 열릴 예정이었던 22대 국회 개원식이 연기됐다. 개원식 일정은 추후 확정해 고지해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진 안 의원은 “민주당 특검 법안이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다수 국민은 사건의 진상이 조속히 규명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