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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영암 서호면 어르신 56명이 영암군이 운영하고 있는 ‘엄니 극장가시게’를 통해 기찬시네마에서 영화관람을 하고 있다. |
최근 영암 기찬시네마에서 영화를 관람한 영암군 서호면 엄길마을 전대홍(78) 어르신의 영화관람 소감이다.
고령의 어르신이 영화관에서 영화관람을 할 수 있게 된 데는 영암군이 고향사랑기금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엄니 극장가시게’ 때문이다.
군은 지난 18일 덕진면을 시작으로 5월 10일까지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전세버스를 동원해 영화관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영화관람에는 전대홍 어르신 등 엄길마을 주민들을 포함해 서호면 어르신 56명이 함께 했다.
1관 3열에서 관람한 전 어르신은 “영암읍에 극장 문을 열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와본다. 바쁘게 사느라고 극장에는 못 가봤다”며 “고향사랑기금으로 영화를 보여준다고 들었는데, 사람들이 전국에서 보내준 성금으로 영화를 보여줘서 고맙다”고 기뻐했다.
‘팔도사나이’가 1969년 개봉작인 것을 감안하면 전 어르신에게 극장 나들이는 반백 년을 훌쩍 넘긴 사건이었다.
2관에 자리를 잡은 송산마을 노정효(76) 어르신은 지난해에도 광주와 목포 영화관을 찾았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지만 마을주민 8명과 함께 한 이번 영화관람은 더 특별한 경험이었다.
노 어르신은 “올해 처음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 내일 비가 온다고 해서 대비하느라 마을 사람들이 많이 오지는 못했다. 오랜만에 영화관에 오니 기분이 좋고, 마을사람들하고 같이 와서 더좋다. (영화 보여주는) 좋은 일 해준 분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엄니 극장가시게’ 사업은 농촌에서 살아 좀처럼 극장 영화를 보기 힘든 어르신들에게 영화관 나들이를 해주고, 영암군에서 하나뿐인 영화관인 기찬시네마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다.
영암군은 공휴일을 제외하고 5월 초까지 매주 수·목·금요일 오전 65세 이상 어르신 1만5320명(2024년 1월 기준)을 읍·면 단위로 기찬시네마에 초청해 영화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덕진면과 서호면에 이어 24일 금정면, 25일 신북면, 26일 시종면, 5월 1일 도포면, 2일 군서면, 3일 학산면, 8일 삼호읍, 9일 영암읍, 10일 미암면 어르신들이 차례로 기찬시네마를 찾을 예정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첫 사업이 마무리되면 평가를 거쳐 2~4분기에도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더 자세한 영화 수요조사를 거쳐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최신 상영작 이외에도 추억의 명화 등도 상영 작품 목록에 추가해 어르신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